나라의 살림을 꾸려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세금이다. 온 국민의 소득과 재산관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세금은 그래서 늘 초미의 관심사다. 세금이 오를 때마다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정부는 매년 8월 말이면 다음해부터 달라지는 세제를 확정해 미리 발표한다. 하지만 올해는 3월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규정에 의해 정부의 입법예고 기간이 종전 20일에서 40일로 길어지는 바람에 세제 발표가 오는 8월 초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올해 달라지는 세금제도는 어떤 것이 있을까.
◆종교과세 추진될까
우선 가장 큰 관심사는 종교과세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8조를 통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48년 정부수립 이후 기독교 목사, 천주교 신부, 불교 스님 등 성직자들은 이 원칙을 적용받지 않았다. 세금 문제에 국한하면 종교계는 일종의 '성역'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종교인들에게도 종교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인도 국민에 속하기 때문에 현행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도 얼마든지 과세가 가능하다. 다만 60년 넘게 유지된 종교인 비과세 관행을 단번에 깨기가 어려운 만큼 법을 고쳐서라도 실효성을 담보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종교인 과세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기독교계는 요즘 목회자의 세금 납부를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종교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올해 종교과세가 확정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금융과세 물갈이 예상
재테크 판도를 바꾸는 금융과세도 관심사다. 정부는 현재 '연간 금융소득 4000만원 이상'으로 돼 있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3000만원이나 2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도 기존 20%에서 10%로 내리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가계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카드소비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체크카드 혜택은 현행 30%의 소득공제에서 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방안에 대해 카드사용자의 반발이 거세지자 해명에 나선 것. 하지만 이미 가계대출이 비상에 걸리고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일부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 개정안 통과될까
소득세법 과세표준 개정안도 쟁점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세는 소득금액에 따라 세율이 높아지는 구조인데 작년 말 국회 세법 개정 과정에서 최고 세율구간이 '과세표준 소득 8800만원 초과'(세율 35%)에서 '3억원 초과'(세율 38%)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과표구간 조정에서 과표 최고구간 3억원과 기존 최고구간 8800만원과의 틈새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표 최고구간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리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당에서 크게 반대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적용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세금제도 변경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다만 현재 이슈가 되고 있거나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일부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