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조직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수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고, 그럴듯한 경영 이론들도 이미 나와 있다. 그런데 책으로 볼 때는 그럴 듯했던 이론도 막상 우리 조직에 적용하려고 하면 그리 쉽지가 않다. 이는 각 조직마다 상이한 내·외부 환경에 처해있고, 내부 문화나 역량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모델을 무리하게 적용하려고 하기보다는 각 성공 사례를 통해 교훈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조직만의 고유한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위닝>이라는 책은 우리에게 가치가 있다. 이 책에는 경제 평론가인 해미시 맥레이(Hamish McRae)가 11년 동안 지구 곳곳을 다니며 관찰한 다양한 조직의 성공 사례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담겨있다.


저자는 이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조직에는 2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첫번째는 ‘성공적인 조직은 깊은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조직에는 가치 있는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한 비전, 추진력, 헌신이 있다. 두번째는 ‘시장에 아주 민감하다’는 사실이었다. 성공적인 조직은 시장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그 신호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이 2개의 공통점은 사실 그리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조직이든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조직 전체에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헌신하는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가지 요소가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명감을 중시하다 보면 시장의 신호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힘들고, 시장에 의존해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를 채우는 데 급급하다면 사명감은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두가지 특징이 조화롭게 결합돼야만 지속적으로 더욱 확장된 성공을 얻을 수 있다.

자선활동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개인적 이익이 없는 경우에도 기부를 한다. 그렇다면 이는 시장원리와 관련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무형의 이익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시장은 단순히 돈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버드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하버드 졸업장이 가져다 줄 보상에만 관심을 갖진 않는다. 그곳이 바로 세계 최고의 대학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 입학하는 것을 꿈꾸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의 신호를 여러 측면에서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완전한 시장은 없다. 다만 시장의 신호에 민감한 조직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고, 반면 신호를 무시하는 기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시장에 민감하다는 것’이 꼭 ‘사명감’과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무형적 가치’와 ‘사명감’은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좋은 예가 바로 ‘개방’을 통해 세계 최고 축제의 장을 만들어낸 ‘에든버러 축제’와 ‘인재’를 통해 세계 최고 학문의 장을 만들어 낸 ‘하버드 대학’일 것이다. 메모지에 성공하는 조직의 두 꼭짓점 ‘사명감’과 ‘시장 민감성’을 세로축과 가로축에 적어보자. 그리고 그 공간에 우리 조직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적어보자. 앞으로 우리 조직이 해야 할 일들이 이제 조금은 눈에 띄게 될 것이다.

해미시 맥레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1만 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