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을 두고 어느 경영 구루는 ‘종합예술’이라 했다. 기술, 사람, 제품, 마케팅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진행될 때 경영의 성과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종합예술에 비견할 만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것이 바로 전쟁이다. 이러한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부분이 완벽해야 가능한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승리한 전쟁들의 공통점은 그 반대다. 수많은 요소 중에 강력한 한 가지가 승리를 부르고 목숨을 살린다. 반대로 패배도 수많은 문 중에 하나의 문이 열렸을 때 시작된다. 단 하나의 강점과 약점이 승리와 패배의 운명을 가른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평균 80점짜리 학생이 아니라 100점짜리 한 과목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승리의 핵심이 된다. 전쟁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로부터 경영과 인생의 전략을 논하는 책,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를 봐야 하는 이유다.
책의 내용 중 스페인의 무적함대 이야기를 살펴보자. 흔히 알고 있는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사실 ‘무적’이 아니었던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압도적인 병력, 운영을 위한 매뉴얼까지 갖추고 2만7000명, 130척의 대함대의 진용은 스페인 스스로 붙인 이름 ‘아르마다’처럼 신의 축복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펠리페2세는 최고의 육상부대를 상륙시켜 영국 본토를 공격한다는 최상의 전략을 갖추기도 했다. 그러나 무적함대의 꿈을 좌절시킨 것은 스페인 함대의 아주 작은 약점이자 영국 해군의 유일한 강점인 ‘갤리온선(범선)’이었다.
영국의 갤리온선 운용 기술은 스페인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수준까지 월등하게 앞서 있었다. 하지만 상식과 합리적 사고를 기초로 수립된 무적함대의 전략은 이를 간과하고 있었다. 결국 무적함대가 무적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적을 제대로 몰랐던 것이 그 첫 번째였다. 갤리온선을 운용해본 경험도, 함선 운용전략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스스로의 약점이 자멸의 원인이 된 것이다.
전략이 전쟁에서 탄생하게 된 이유는 생명을 건 치열함 때문이다.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이 승리를 위해 동원된다. 서로가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예술의 경지에 오른 리더가 승리를 가져간다. 예술의 경지, 그것은 아주 작은 차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이 둘의 대결은 일반인들은 봐도 차이를 잘 모른다. 그들은 아주 작은 차이로 승부를 낸다. 나머진 다 비슷하다. 전략은 그런 것이다. 자신의 장점에서 적과의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달렸다.
문제는 극한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전략인데, 그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왜? 코 앞에 와있는 적군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전략이 쉽게 나올 리가 없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두려움과 긴장이 팽배한 가운데 어떻게 쉽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겠는가. 현실을 외면한 무리한 결정들이 쏟아지게 된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는 필살기는 아주 작은 현장의 문제에서 시작될 수 있다. 급할수록 절박할수록 냉정하게 현장을 돌아보자. 극한의 작은 차이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답도 이미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1000년 전이나 1000년 후에나 모든 싸움은 인간의 몫이다. 그 첫 번째 싸움의 상대는 어쩌면 주저앉아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천천히 데워지는 냄비 안 물 속에서 만족하며 유영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전쟁터이건, 전쟁 같은 삶이 모인 도시 한복판에서건 전략의 본질은 ‘생존’이며, 경쟁의 시대에 ‘성공’의 기준 또한 ‘생존’이다. 승리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무릇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즉 어떻게 해야 우리가 보다 절박하게 생존을 갈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