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회수 능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예금보호기금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예보의 회수율이 떨어지면 부실금융기관 정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예보는 지난 7월30일 국회 정무위원 업무보고를 통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517개 부실 금융기관에 110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회수한 금액은 49조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자금 회수율이 44.2%에 그친다. 예보의 미회수금이 늘어나게 된 것은 부실금융기관 정리와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각이 불발된 금융기관은 부채를 떠안으며 소유권이 예보로 이전됐다.

예보 소유의 금융기관은 우리금융지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서울보증보험, 대한생명, 예쓰·예나래·예솔저축은행, 나라신용정보 등 8곳이다.

예보가 이들을 다시 시장으로 돌려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7월27일 우리금융의 매각 관련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했지만 한곳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예보의 우리금융 매각은 또다시 차기 정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쓰(전북·으뜸·전부·보해)와 예나래(전일·대전), 예솔(부산·경은) 역시 몇차례 매각공고를 내 매각의 문턱까지 다다랐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정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나마 예쓰저축은행은 삼호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파산한 금융기관의 경우 파산 재단을 현금화해 최대 채권자인 예보에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절차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_류승희 기자

예금보호기금 역시 바닥을 드러냈다. 예보의 은행,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7개의 기금 계정 중 '저축은행 특별계정'과 '저축은행계정'은 이미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때문이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마련된 특별계정은 11조8976억원이 적자고, 저축은행 계정 역시 1조8636억원이 마이너스였다.

예보 관계자는 "특별계정은 기금을 조성할 때부터 적자인 상황이 예견됐다"며 "예보의 기금을 먼저 쓰고 15년 동안 보험금을 받아 채워 넣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부족한 저축은행 기금은 특별계정에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보는 예금보험료 적립을 위해 2014년부터 차등보험요율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차등보험요율제는 개별 금융기관의 리스크 정도에 따라 보험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부족한 저축은행 기금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있을 추가 구조조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와 올해 진행된 것처럼 대규모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추가적으로 영업정지가 있을 수 있음은 부인하지 않았다. 예보가 추가적인 구조조정 시 부족한 기금을 어떻게 매울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예보 관계자는 "지난번 구조조정 때는 부족한 저축은행 기금을 은행에서 차입, 채권을 발행해 사용했다"며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 역시 외부에서 차입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