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무려 96.5%에 달한다. 1970년만 해도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47.5%에 그쳤지만 매년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한계치에 다다랐다. 에너지 수입비용은 국내 4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휴대폰의 수출액을 합친 1770억달러와 맞먹는다.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와 더불어 필수적인 것은 대체에너지 개발이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여름과 겨울에 폭염과 한파가 지속되고 있어 국가차원의 에너지 절감운동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한편으로 녹색성장과 다양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착수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하는 것.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녹색금융은 지난 2008~2009년 봇물을 이뤘다. 정부가 2008년 8월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발표하고 2009년 2월16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금융권도 정부정책 드라이브에 맞춰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녹색금융 지원은 잠시 주춤하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경기 침체 여파로 중소기업들이 힘들어지면서 덩달아 친환경 기업들의 성장도 점차 축소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금융권은 여전히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 눈치보기'보다는 친환경 기업을 위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의도다.
◆은행권, 범국민 녹색경영·에너지절감 앞장
시중은행들이 추진하는 녹색금융은 다양하다. 우선 예·적금 가입자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 추가금리를 제공한다. 예컨대 예·적금에 가입할 때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로 약속하고 그 내용을 공공기관에 등록해 인증서를 받으면 된다. 은행은 이 내용이 확인되면 금리를 더 얹어준다. 금리를 통해 고객이 녹색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최근 연 3.7%의 금리를 적용하는 '신한그린愛생활적금'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이 상품은 생활 속 에너지 절약과 함께 에너지 소외계층에 기부할 수도 있는 녹색금융 상품이다. 금리는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받은 인증서를 은행에 등록하면 추가로 그린우대금리 연 0.1%포인트가 붙어 최고 연 3.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그린적금'은 최고 연 4.4% 이자에 버스ㆍ지하철 타기 등 친환경 활동에 따른 포인트 적립 기능이 부가된 상품이다. 1년 만기로 매달 같은 금액을 넣는 정기적금과 월 1000만원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불입하는 자유적금 두가지가 있다.
연회비가 평생 면제인 '우리그린카드'로 버스ㆍ지하철을 이용하면 최고 20%를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어 최고 연 14%(월 10만원 적금, 포인트 월 5400원 적립 가정 시)까지 금리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농협은행은 최대 연 4.5%의 이자를 지급하는 '초록세상적금'을 내놨다. 이 상품은 저탄소 녹색성장 활동에 참여하거나 거래 기여도가 있으면 각각 0.3%포인트씩 최대 0.6%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또한 ▲승용차 요일제 참여 ▲지역자치단체의 탄소포인트제 참여 ▲저공해 자동차 운전 ▲자전거 이용 ▲코레일 이용 고객에게 추가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이율은 1년제, 2년제, 3년 이상 각각 연 3.6%, 3.7%, 3.9%의 금리가 적용되며 우대금리가 적용되면 최대 연 4.5%까지 받을 수 있다.
◆녹색기업 자금지원, 신에너지 개발 돕는다
시중은행들은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녹색기업대출'은 친환경 및 녹색성장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기술기업에 금리우대와 대출한도를 확대한 상품이다. 또 근저당권 설정비 면제와 중도상환수수료 우대 등 다양한 금융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출 대상자는 신용상태 및 사업성이 양호한 업체 중 환경마크 인증기업과 ISO14001 인증기업, 신재생에너지 인증기업,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기업, 폐기물재활용기업 등 환경관련 인증을 받은 기업 등이다.
시설자금 대출의 경우 기존 대출 대비 대출한도를 5~10% 확대해 최대 80~85%까지 적용하며 일정 신용등급 이상인 경우에는 근저당권 설정비나 감정료도 면제해준다. 대출금리는 기존 여신 대비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특히 연 1회에 한해 기준금리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환경보호와 자원보호가 가능하도록 LED 조명 교체 사업에 도움이 되는 '신한그린愛너지 팩토링'을 내놨다. 팩토링(factoring)이란 금융회사가 기업으로부터 매출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 상품은 아파트나 공공기관이 LED 조명 교체를 위해 시공업체와 약정 시 공사업체가 매출채권을 이용해 신한은행에서 공사대금을 즉시 지원받게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에너지 사용자(아파트, 공공기관)는 약정기간 동안 추가비용 없이 LED 조명 교체 후 발생하는 전기료 절감액으로 공사비를 상환하게 된다. 이 상품은 300세대 이상 아파트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대출한도는 1억원 이상(아파트인 경우 1000만원 이상), 최저적용 시 5%대 초반 금리로 최장 4년 동안 분할 상환하는 상품이다.
기업은행은 태양광 발전사업을 지원하는 태양광 발전 대출상품을 판매중이다. 이 상품은 사업규모에 제한 없이 전기발전사업 허가를 얻고 한국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판매하는 사업자라면 어느 기업이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출한도는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자금의 80% 이내이며 대출기간은 최장 15년이다.
대출금은 매 3개월마다 분할상환하면 된다. 한국전력거래소에 판매대금이 입금되면 자동 상환된다. 기업은행은 이외에도 시설자금과 녹색비즈니스기업으로 지정된 사업체를 지원하는 '녹색성장기업대출'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