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풍으로 곤혹을 치룬 손해보험사들이 카드수수료를 두고 신용카드사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태풍 등으로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다.

반면 카드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중소가맹점 등을 대상으로 가맹점수수료를 대폭 낮춘 마당에 손보사사들의 가맹점수수료까지 내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올해 금융당국과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두고 핑퐁게임을 해 온 손보사들이 이번에는 카드수수료를 명분으로 카드사와 제2의 전쟁을 펼치는 양상이다.
 
◆카드수수료 내리면 보험료 인하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자동차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때 부과되는 평균 2.5~3%의 수수료를 내려달라고 금융당국과 카드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때 신용카드사가 받는 수수료가 전업종 카드가맹점의 평균수수료(2%)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 손보사의 카드수수료는 백화점(2.1%)과 슈퍼마켓(2.0%), 종합병원(1.5%), 골프장(1.5%)보다 조금 높다. 한해 동안 손보사들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만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이어서 고율의 수수료를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카드수수료를 깎아 전액을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쓰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일단 보험사 쪽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0년 자동차보험 개선 대책을 내놓으면서 자동차보험료 카드 결제 때 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협의·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적용되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역시 보험업계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수수료율 상한선이 2.8%로 제한돼 자동보험료 수수료도 2%대로 맞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런 상한선은 중소가맹점에 해당하며 보험사와 같은 대형 가맹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형가맹점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수익률이 확 떨어진 상황에서 보험수수료마저 깎이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카드수수료 만큼 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말해 상당히 곤란한 상태"라며 "지금으로서는 우리도 경영이 어려운 상태라서 (수수료를) 더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손보사, 전국 강타한 태풍에 '울상'
 
이처럼 손해보험사들이 카드사와 전면전을 펼치는 것은 지난 8월 전국을 강타한 태풍 영향이 크다. 손해보험사들은 태풍이 오기 직전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0%대에 머물러 있었다. 금융감독당국은 손해율이 낮아진 만큼 자동차보험료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8월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수천대의 차량이 파손되거나 침수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아직까지 최종 손해율이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손해율이 70%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뒤늦게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 전체 손해율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수도권 지역의 손해율은 거의 마무리됐지만 피해를 많이 본 지방에서는 아직도 신고 접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은 있는 걸까. 우선 변수가 많은 만큼 10월 이후에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보사들이 카드사에 요구한 카드수수료 인하가 물 건너 갈 경우 보험료 인하도 어렵다는 것이 보험업계 내부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풍과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추석 등으로 당분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높아질 것 같다"면서 "자동차사고 위험이 그나마 줄어드는 10월 이후에나 보험료 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료 절약법
 
만약 운전자들의 바람대로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가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알뜰 운전자가 되는 방법을 지키면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안내한 자동차보험료 낮추는 비결을 살펴봤다.
 
먼저 보험사들이 안내하는 다양한 할인상품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 주행거리연동보험의 경우 '주행거리연동특약'(마일리지보험)에 가입하면 연간 주행거리가 7000km 이하일 경우 보험료를 5~13% 할인받을 수 있다. '승용차요일제특약'에 가입한다면 보험료를 평균 8.7% 줄일 수 있다. 다만 '주행거리연동특약'과 '승용차요일제특약'은 동시에 가입할 수 없어 어느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지 운전자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가족, 부부 등으로 한정해 놓으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운전자 연령이 '35세 이상' 등 특정 연령을 넘으면 '운전자 연령제한 특약'에 가입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경위 파악에 도움이 되는 '블랙박스'를 차량에 장착하는 것도 보험료 할인조건 중 하나다. 보험사별로 최대 3~5% 깎아준다.
 
올 상반기에는 교통사고 발생 시 이를 보험사 등에 즉시 통보하는 '차량진단 및 사고통보장치'(MTS)를 장착한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약 3%)해주는 특약이 출시될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서민은 최대 17.3%의 보험료를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서민우대자동차보험은 자동차보험 갱신 시는 물론 계약기간 중에도 언제든지 할인받을 수 있으므로 가입조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민우대자동차보험 가입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만 30세이상, 연소득 4000만원 이하(배우자합산)이면서 만 20세 미만의 부양자녀가 있는 자'로 한정된다.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조건에 부합하는 운전자는 5년식 이상 배기량 1600cc 이하 승용차 또는 1.5톤 이하 화물차 소유자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단 만 65세 이상, 연소득 2000만원 이하(배우자 합산)인 경우에는 부양자녀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는 손해보험협회의 자동차보험료 비교조회사이트를 이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어떤 보험사의 상품이 가장 저렴한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본인의 가입조건을 입력한 후 최저가 보험상품을 확인하는 데까지는 하루 정도 소요되므로 즉시 확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