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와 모터 기능을 가진 사람의 몸··· 따라서 인류의 마지막 주행은 '자전거와 함께'
머니바이크 신병철
12,669
공유하기
카카오
카카오 나에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텔레그램
링크 복사
최근 해외 유명 자동차업체들이 초소형 전기자동차(Ultra-light Electric Vehicle)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골프카트도 2인승이 기본인데 반해, 폭스바겐의 닐스(NILS), 르노의 트위지(Twizy), 토요타의 콤스(COMS)는 철저히 개인화된 1인승 차량들이다.
▲ 폭스바겐 컨셉카 닐스(NILS)와 르노의 트위지(Twizy)폭스바겐(Volkswagen)은 2011년 통근용 1인승 컨셉카 닐스를 선보였다. 그리고 르노(Renault)는 2012년 4월 트위지(Twizy)를 출시했으며 이번 달부터 카쉐어링(car-sharing)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트위지는 좌석이 두 개 준비되었으나 뒷좌석에 앉으려면 꽤 큰 불편을 감수할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 이미지 출처: 각사 홈페이지.
<b>이동의 개인화와 미래 근거리 이동수단</b>
연료전지나 리튬전지 등 동력원의 전환에 공들이던(또는 한편에서 구식 기술을 가지고 버티던) 자동차업체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1인승' 콘셉트로 관심을 돌린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자동차에 준비된 좌석 수와 무관하게 도심지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탑승의 형태는 '나 홀로 운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교통인 전철이나 버스를 타도 지인들끼리 2인 이상 짝을 이뤄 이동하는 승객들은 그리 흔하지 않다. 도시생활에서 사람들의 이동은 이미 충분히 개인화된 것이다.
지난 7월 기업경영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이 발표한 '북미 소형 전기자동차 시장 전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에서 소형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0년부터 연평균 39.3%의 성장률을 보이고, 2017년까지 총 판매량이 11만 8천여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시장조사 대상은 자동차업체의 생산모델에 국한되었다. 인력을 사용하지 않는 순수 전기자동차 중에서 소형 차종들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자동차는 소비자가격 측면의 메리트도 크다. 올 4월에 프랑스에서 출시된 트위지의 저가 사양(Twizy45) 가격은 6,990유로(970만 원)이며, 이제 곧 9월 카쉐어링 서비스가 시작되어 사실상 차량가격이 의미 없어진다.
<b>초소형 전기자동차의 목표시장은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자</b>
현재 도심에서 자가용승용차(자가 소유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자신의 선택이 공장을 가동할 때처럼 매연과 소음을 유발하고, 각종 세금 등 유지비용의 부담을 안겨줄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혼잡에 따른 주차비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 할지라도 이들의 자동차 소유는 꽤 오랜 기간 변함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동차의 이용 빈도와 이동거리는 줄어들 것이다. 이제까지 그 공백기에 대안으로 선택될만한 이동수단은 불편한 대중교통이나 힘든 운동을 요하는 자전거뿐이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유럽과 일본의 몇몇 도시들에선 상황이 바뀌었다. 1인승으로 설계된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유동인구가 많고 생활수준이 높은 도심에서 고객을 찾고 있다. 출근길에 큰길가에 다다르니 깜찍한 트위지가 이용자를 기다리며 늘어서 있다면 그걸 놔두고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지는 않을 것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가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 이용객을 감소시키듯 초소형 전기자동차의 약진은 대중교통과 더불어 자전거 통근의 필요성도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전기자전거는 안전과 편의 측면에서 초소형 전기자동차에 많이 뒤처진다.
<b>전동 벨로모빌의 경쟁력도 부족하다</b>
자전거와 전기자동차의 중간 개념으로서 고급 인력운송수단인 '전동 벨로모빌(인력·전기동력 하이브리드 개인이동수단)'은 미래 근거리 이동수단 영역에서 초소형 전기자동차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고우원(Go-One)과 트와이크(TWIKE)고우원은 1인승 역삼륜(앞바퀴 두 개) 리컴번트이고 트와이크는 2인승 정삼륜(뒷바퀴 두 개) 세미리컴번트 차량이다. 1인승 벨로모빌에서 무게중심은 비교적 앞에 위치하여 앞바퀴가 두 개인 것이 안정적이고, 좌석이 좌우로 나란히 배치된 2인승 벨로모빌의 무게중심은 뒤쪽에 위치하여 뒷바퀴가 두 개여야 안정성이 높다. / 이미지 출처: 각사 홈페이지 그러나 친환경 슬로건을 공유하고 거기다 전 자동의 편의성까지 갖춘 자동차업체의 초소형 전기자동차는 묘하게 겹치는 시장 영역에서 확실히 전동 벨로모빌보다 높은 상품성을 갖는다. 시장경쟁에서 전동 벨로모빌의 치명적인 약점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성공적인 벨로모빌로 손꼽히는 고우원(Go-One)은 기본모델이 12,000달러(1,360만 원)이고 전동모델은 14,000달러(1,580만 원)에 이르며, 트와이크(TWIKE)는 배터리 사양(종류와 용량)에 따라 16,000달러(1,800만 원)부터 20,000달러(2,260만 원)에 달해, 웬만한 자가용승용차 못지않게 비싸다.
현재로서는 '인력의 사용'과 '전기에너지 절약'에 커다란 의미를 두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전동 벨로모빌보다는 초소형 전기자동차를 선택하기 쉬워 보인다.
<b>장기적으로는 전동 벨로모빌의 승리</b>
어디선가 화석연료나 핵연료로 발전해야만 얻을 수 있는 전기동력은 진정한 친환경이 아니다. 또한 올 여름 전력사용량 폭증으로 블랙아웃을 걱정했듯이 전기에너지도 갈수록 부족하다. 전기자동차가 갑작스레 많이 팔리면 집에서 에어컨을 돌리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반면 도심지 근거리 이동수단으로서 전동 벨로모빌의 강점인 '인력의 사용'은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인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점점 더 커다란 가치로 받아들여질 것임이 확실하다.
위에서 소개한 새로운 이동수단들은 아직은 우리와 거리가 멀다. 초소형 전기자동차 사업모델과 유사한 사례로서 현재 국내에서는 '공공 전기자전거'가 개발되고 있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산업계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를 외치며 초소형 전기자동차 개발경쟁에 뛰어들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먼 미래의 비전을 가지고 전동 벨로모빌의 대량생산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사람의 몸은 연료전지와 모터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자전거(또는 벨로모빌)는 이 신체기능이 '이동'을 위해 사용될 때 최고의 에너지효율을 얻도록 돕는 최소한의 도구이다. 인류의 마지막 주행은 '자전거와 함께'일 수밖에 없다.
※ 본 연재물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전거종합연구센터(윤덕재 센터장)가 수행한 '자전거 특허기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