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자사 웹사이트(google.org)를 통해 독감 유행 예보를 제공한다. 독감 증상이 있는 사람이 늘면 ‘감기’ 관련 주제를 검색하는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데 착안, 구글의 검색 엔진은 지역과 시간별로 독감 유행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의 예보는 보건당국보다 한발 앞서서 독감 유행 징후를 감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사용자의 흔적을 재활용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사람들은 매 순간 이런 ‘디지털 흔적’을 남긴다.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기기로 무장한 인류가 실시간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디지털 흔적은 방대한 정보로 쌓이고 있다. 가히 정보의 폭발 현상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축적되고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정보를 ‘빅 데이터’라고 부른다. 과거 데이터에 비해 규모가 크고 형태가 다양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수집과 저장, 검색, 분석이 어려운 방대한 크기의 데이터를 말한다. <빅 데이터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는 이렇게 거대한 빅 데이터의 의미와 가치를 집중 조명한 책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맞이한 빅 데이터 시대의 산업 패러다임과 빅 데이터 이코노미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2011년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였다고 한다. 제타바이트는 우리가 잘 아는 단위인 메가바이트로 환산하면 1000조 메가바이트에 달한다. 1.8제타바이트는 2시간짜리 HD급 영화 2000억 편과 맞먹는 데이터다. 2009년 기준으로 4875만 명인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1분마다 3개씩 무려 18만 년 동안 쉬지 않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그만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된다고 한다.
이 같은 빅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무의미한 정보일 뿐이다. 하지만 일견 무질서해 보이는 흐름 속에 숨겨진 패턴을 발견해 활용하게 되면 엄청난 가치를 가진 자원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위치 정보와 교통량 분석만 활용해도 인류는 교통 혼잡 비용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전 지구적으로 연간 600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디지털 정보화 시대 가치 창출의 중심에 빅 데이터가 있다. 빅 데이터 시대에는 대규모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고 지식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경쟁력이다. 사용자의 참여와 정보 공유, 그리고 개방된 기술 환경이 전개될수록 지식의 활용이 중요해지며 그럴수록 데이터 분석 능력이 경쟁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큰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패션 기업 자라(Zara)는 빅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라 할 것이다. 자라의 특징인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은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가 상품을 만들어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 비결이 바로 빅 데이터다. 소매 단위별로 수요 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 함으로써 소량 주문과 적시 운송, 유연한 도급 계약 등을 통해 무재고 시스템을 실현한 것이다. 즉, 자라는 수시로 내려야 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경영자의 주관적 직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빅 데이터를 이용해 실시간 검증함으로써 의사 결정의 정확성을 제고시킬 수 있었다.
기업들의 사활을 쥐고 있는 시장 변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업의 고객인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이다. 소비자의 니즈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남보다 먼저 파악해 대응하는 기업은 번창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빅 데이터의 본질을 깨우치고 그 활용법을 모색해보는 것은 소비자의 니즈를 미리 간파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길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위기의 시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송민정 지음 / 한스미디어 펴냄 / 1만7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