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은 계획한대로만 산다고 해도 늘 예기치 못한 위험과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커리어넷이 제공한 439개의 직업군 중에서도 가장 변화무쌍한 직업을 꼽으라면 아마 운동선수가 상위 순위에 랭크될 것이다. 보통 대졸 남성선수의 경우 프로팀 입단 후 한창 실력을 발휘할 시기인 2~3년차가 되면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군대 가기 전 길어야 2~3년, 군 제대 후 길어야 6~7년. 결국 개개인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약 10년 정도가 그들이 집중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다. 그나마도 부상의 위험과 같은 여러 가지 변수가 최소화되어야 10년이라는 시간을 현역선수로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다. 이처럼 직업 생애주기가 짧은 프로운동선수의 경우 재무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24살의 프로축구 선수 A씨는 구단에 입단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 아직은 신인이라 연봉도 많지 않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느라 경제적으로 힘드셨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효도도 하고 싶고, 결혼이나 은퇴 후를 대비해서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그동안 저축을 해본 경험도 없고, 현재 확정적이지 않은 군 문제와 숙소 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답답한 마음에 재무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

◆A씨의 딜레마

* 우선 1군과 2군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소득이 달라진다. 1군에 속하면 승리수당, 보너스 등의 비고정 소득이 추가로 생기는 등 매달 소득 금액이 일정하지 않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종 잡을 수가 없다.

* 지금은 구단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내년 신인 드래프트가 끝나면 신인들을 위주로 숙소가 배정되므로 개인적으로 원룸을 구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 아직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군대를 언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직 신인이고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입대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입대하게 되면 구단에서 연봉의 10% 정도가 지급된다고 하지만 저축액을 유지해 나가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 A씨는 지금은 돈을 모으고 싶은 의지가 간절해 재테크 책을 읽고, 정기적금과 청약저축에 가입했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만기를 채우기 전에 저축이 중단될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

* 운동선수의 특성상 성적이나 부상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미래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항상 불안하다.
 
★를 꿈꾸는 신인 프로축구선수의 가장 큰 고민은?


◆재무생애주기 그래프부터 그려라

운동선수의 경우 앞으로 재무생애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예측하고, 그에 따른 재무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대략적인 은퇴시기와 은퇴 이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래프를 그려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진지하게 가져야 한다. 그에 따른 본인의 미래를 예측하고, 소득이 발생되는 현역시절에 철저한 준비하지 않으면 제2의 인생이 마냥 축복으로만 다가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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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개의 통장으로 시작하는 소비·지출 시스템을 확립하라

지출은 월간/연간 예산 내에서만 반드시 사용하는 물 샐 틈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통장은 생활비통장, 비정기통장, 저축통장, 비상예비자금통장의 네개의 통장으로 쪼개고 이름을 붙였다.

앞으로 A씨가 관리해야 할 통장은 생활비통장과 비정기통장이다. 월간 예산을 정해 교통비나 통신비, 용돈같이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용도로 사용하는 생활비통장과 연간 예산을 정해 명절이나 경조사처럼 불규칙적인 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비정기통장으로 구분하였다.

시즌 중에는 따로 금융회사를 방문하기 어려운 A씨의 사정을 감안하여 저축통장과 비상예비자금통장은 A씨의 어머니가 관리하기로 했다. 비정기통장과 비상예비자금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높은 이자를 주는 증권사의 CMA로 개설했다.

▶저비용 & 고효율의 리스크관리 확립하라

운동선수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재무설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재무목표는 만일의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다. 상담 당시에 A씨는 가입한 보험이 전혀 없었다. 위험관리에 대해 깨닫고 보험에 가입하려던 과정에서 잦은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A씨는 직업의 특성상 상해 담보의 가입이나 가입금액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보험의 필요성을 못 느껴 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았는데 막상 필요성을 느껴 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니 자신의 직업 때문에 가입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현재 가능한 부분만이라도 준비하기로 했다. A씨는 실손의료비 담보 중에서 상해 입원, 통원, 약제, 입원일당 등의 담보는 가입이 안 된다. 사망 담보 중에서 상해사망 담보는 가입금액의 최대한도가 1억원이다. 현재 미혼이므로 큰 문제가 없지만 결혼을 해서 부양할 가족이 생기면 많이 부족하므로 추가적으로 정기보험에 가입해 보완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가입이 안 되는 담보를 제외하고 매월 7만원을 불입하는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비보험으로 저비용 & 고효율의 위험관리 대책을 수립했다.

계획 없는 청약저축 대신 정기적금에 집중하라

저축은 시작보다 유지가 중요하다. 군문제가 불확실한 상황은 저축 유지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축을 아예 안 할 수도 없고 정기적금과 같이 만기가 정해지는 상품이나 적립식펀드같이 적절한 투자기간을 정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은 금융자산이 전혀 없는 A씨가 활용하기 어렵다.

고민 끝에 어머니께서 이미 가입하신 매월 50만원씩 불입하는 1년 만기의 정기적금은 계속 불입하기로 했다. 매월 10만원씩 3개월간 불입한 청약저축 금액은 2만원으로 감액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향후 구체적인 청약 계획이 세워지면 그때부터 불입액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구체적인 청약 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점점 메리트가 없어져 가는 청약통장에 매월 10만원씩이나 묶어 놓을 필요가 없다.

제2의 인생 대비하라

변수가 많은 운동선수의 특성상 현역시절에 강제적으로라도 은퇴 이후의 시점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능하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적은 금액이라도 은퇴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은퇴준비는 세금처럼 강제적으로 납입해서 은퇴 후에 평생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게 좋다.
 
인플레이션을 헤지 할 수 있고, 사망할 때까지 종신토록 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사의 변액연금에 월 15만원씩 불입하는 것으로 은퇴준비를 시작했다. 군 입대로 수입이 줄게 되면 그 동안 모아놓은 비상예비자금과 구단에서 지급하는 연봉으로 불입을 중단하지 않게 시스템을 만들었다. 군 제대 후 연봉이 늘면 은퇴 준비에 좀 더 포커스를 두어 준비하기로 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될 비상예비자금을 만들어라

A씨의 경우 불규칙적인 소득과 군 기간 동안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상예비자금통장이 필수다. 현재 비상예비자금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보통 월 생활비의 3~6배 정도는 비상예비자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A씨는 언제 군 입대를 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매월 고정적으로 불입해야 하는 정기적금과 같은 금융상품은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매월 생활비통장, 비정기통장과 저축통장으로 이체되는 금액을 제외한 매월 57만원과 1군 승격 시 생기게 되는 비정기수입을 모두 비상통장으로 이체하기로 했다.
 
비상통장으로 사용하는 CMA는 정기적금의 이율보다는 조금 낮지만 정기적으로 불입하지 않거나 중간에 돈을 찾아도 연 3%대의 약정금리가 적용되므로 비상통장에 돈을 모아나가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다. 단 내년에 연봉을 재계약해서 연봉에 변동이 생기거나 군 입대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 질 때 다시 상담을 통해 전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