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매수세가 끊기며 가격하락이 심화됐던 송도신도시 부동산시장이 GCF라는 후광을 기대하며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중개업소마다 4년만에 문전성시를 보이지만 너무 이른 변화에 걱정도 앞섭니다."(송도신도시 L공인 대표)


최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급매물로 넘쳐났던 송도 부동산시장이 GCF라는 매머드급 호재를 업고 실추됐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라도 하듯 들썩거리고 있다.

송도신도시 초입부터 시내 곳곳에 즐비한 'GCF 사무국 유치 성공'이라는 플래카드가 분위기를 띄우는 가운데 시장 불황에 따른 장기 적체현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아파트 미분양 사업장마다 GCF 유치에 고무돼 시장 활성화를 강조하며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_ 류승희 기자

지난 2007년 송도신도시는 4000대 1이라는 신화적인 청약광풍을 불러일으키며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의 메카로 군림해왔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 든 투자수요들의 투자열기로 프리미엄이 3억500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제2의 강남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건설업계 역시 공급만 하면 조기분양 마감이 보장된 송도신도시 내 부지를 얻기 위해 업체간 부지 매입 입찰 전쟁이 심화될 만큼 송도신도시는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업계를 비롯해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투자수요들의 입맛을 당기는 최적의 명당임에 분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강타'


무엇보다 한국의 '뉴욕'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송도에 국제적 인프라가 조성된다는 것 역시 투자열기를 가속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체드윅 국제학교를 비롯해 국내외 명문대 캠퍼스, 국제병원, 글로벌 기업들을 순차적으로 유치한다는 인천시의 계획으로 송도신도시는 국내 여느 신도시와 비교할 때 미래 투자가치가 보장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고의 학군과 프리미엄을 기대한 서울·수도권지역 수요들은 높은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송도신도시를 향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시장 전문가는 "2007년 더 프라우 오피스텔 청약광풍 이후 갯벌에 불과했던 송도신도시는 투자만 하면 단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로또로 손꼽혔다"면서 "실제 3억5000만대 웃돈이 당시 형성됐지만 송도신도시 입성을 위해 더 많은 웃돈을 요구해도 지불했을 만큼 송도의 인기는 높았다"고 회상했다.

최적의 조건을 갖춘 '명품도시' 송도시도시의 영광은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서서히 쇄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금융위기 한파 이후 송도신도시는 당초 계획됐던 외국계 기업들의 투자가 지지부진하거나 백지화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여기에 높은 청약률과 프리미엄이 보장됐던 송도신도시 부동산시장은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웃돈을 줘야 구입할 수 있었던 매물들이 절반가격으로 시장에 쏟아졌지만 매수자가 없어 급급매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건설업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급만 하면 대박이 터졌던 송도신도시가 하루아침에 공급만 하면 미분양이 속출하는 '깡통 도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송도신도시는 모든 건설업계의 효자도시였다"면서 "하지만 금융위기 후 송도신도시를 대상으로 공급에 나선 건설사는 대량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높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조차 감당하지 못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다 도산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GCF 구원투수' 매물 거둘까

지난 20일 송도국제도시가 UN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도시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매년 3800억원대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침체됐던 지역경제와 부동산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GCF 사무국 유치를 성공했다는 언론 보도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그동안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던 송도 부동산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높은 금리를 통해 대출을 받아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했지만 장기간 시장 불황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급매물로 하락했던 매물들이 자취를 감췄고 미분양 적체에 시달렸던 건설사들 역시 GCF 후광 효과를 기대하며 미분양 털기를 위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송도 신도시 내 K공인 관계자는 "GCF 확정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이너스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아도 매수자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발표 이후 매수자는 늘어난 반면 주인들이 매물을 걷어 가면서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급매물로 처분하려 했던 매물이 종적을 감춘 데는 GCF라는 호재가 결국 수요를 끌어내 하락했던 가격이 반등하면서 이에 따른 차익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미분양으로 고전하던 건설업계 역시 GCF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미분양 털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송도 글로벌 캠퍼스' 아파트 1703가구를 공급했지만 수요부족으로 미분양이 적체됐던 대우건설은 GCF 유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며 다양한 조건을 앞세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사진_ 류승희 기자

여기에 정부의 양도세·취등록세 감면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송도신도시 부동산시장은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맞은 듯 활력을 되찾고 있다.

미분양 적체 아직…섣부른 투자는 '낭패'

GCF 효과는 그동안 지지부진했거나 백지화됐던 외국계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인프라가 충족될 수 있어 부동산시장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충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송도국제도시가 GCF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시각적으로 볼 때 가능성이 높다"면서 "무엇보다 정부의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겹치면서 악재성 시장에서 호재성 시장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GCF가 확정됐다고 해서 당장 시장이 급변하는 것은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불안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특히, 송도신도시의 경우 오랜 불황으로 시장의 출혈이 심한데다 건설사들의 공급물량이 집중됐던 만큼 우선 해결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GCF 호재를 기대하며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송도신도시가 장기간 정체현상을 보인데다 대우건설이 공급한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를 비롯한 대규모 단지의 미분양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적체된 미분양 물량과 신규 공급이 지속되는 한 시장 안정화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송도신도시는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이 공급한 '송도 글로벌 캠퍼스 푸르지오 아파트 1703가구를 비롯해 ▲코오롱 더프라우 2차 ▲더샵 그린 스퀘어 ▲더샵 그린 워크 16블록 ▲더샵 그린워크 11블록 ▲아트윈 푸르지오 ▲캐슬&해모 등 7개 단지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미분양으로 적체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