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면 이착륙 시 승무원은 항상 의자와 테이블을 원위치로 하고, 창문의 가리개를 열어달라고 요구한다. 특히 착륙 시 잠이라도 자고 있었는데 승무원의 가리개를 열어달라고 요구하면,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셔 짜증이 나곤 한다.

의자와 테이블을 원위치로 하라는 의미는 대충 알겠는데, 창문의 가리개를 왜 열라고 하는 것일까. 이착륙 시 창문의 가리개를 올리는 일은 어찌 보면 참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비행기 이착륙 시점은 ‘위험한 11분’이라고 해서 항공기 사고의 80% 이상이 이 과정에서 일어난다. 또한 역설적으로 이 시점에 발생한 사고만이 생존가능성이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항공 관련 국내법 및 국제법은 항공사는 비상시에 신속하고 안전한 비상탈출의 진행을 위하여 반드시 자격을 갖춘 최소 인원 이상의 객실승무원을 탑승시키도록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객실승무원은 항공기 이착륙 시에 생길 수 있는 문제와 만약의 비상탈출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창문의 가리개를 열라고 하는 것은 사고 시 바깥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장시간 비행을 하다보면 공간지각능력과 방향감각도 둔해진다. 비행 중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착륙 시에는 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바깥 상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창문을 가리개로 닫아 놓은 상태에서 이착륙 시 사고가 발생하면 감각이 둔해져 있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비상탈출이 필요한 경우 즉각적으로 바깥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해 더 큰 사고를 방지하고자 창문의 가리개를 열어 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른쪽 날개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창문이 닫혀 있어 알지 못하고 오른쪽 비상구를 열고 그쪽으로 손님들을 유도한다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창문을 모두 열어 이착륙 시 혹시 모를 기체의 화재나 날개 쪽의 이상 현상 등을 적시에 확인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승무원뿐만이 아니라 승객도 이착륙 시점에 엔진의 화재나 기름의 유출 등을 발견하는 경우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착륙 중에 엔진 화재나 이상 현상을 승무원이나 승객이 발견해 회항을 하여 안전을 담보한 경우도 있었다.
 
(자료 제공 : 아시아나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