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발 대외 악재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난한 시간을 보낸 국내 증시의 2012년 마지막 거래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새해 증시는 올해와 다르게 활기차고 역동적인 모습이길 바라지만 아쉽게도 희망적이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의 돌파구를 트렌드에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대의 트렌드세터(Trend Setter)가 주식시장 트렌드의 승자"였다며 "투자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핵심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렌드는 한번 추세가 형성되면 외부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방향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도 우울한 증시를 헤쳐 나갈 유용한 열쇠가 될 것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의 난관을 넘어설 키워드로 저성장과 헬스케어, 스마트기기를 제시하고 있다.
 
◆저성장,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저성장은 내년 증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핫 트렌드다. 글로벌 경제 및 국내 경제는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 쇼크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경기 침체로 한국경제의 차별적 성장이 어려워졌다는 점, 한국경제가 선진국형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큰 흐름에서 장기 저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성장 환경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 주목해야 할 종목은 알뜰소비와 관련된 기업들이다.
 
GS리테일은 불황으로 소규모 소비 패턴이 강화되면서 고성장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은 경세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로 고성장하는 소규모 소비 수요기반의 사업을 갖추고 있다"며 "편의점뿐 아니라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 역시 소규모 소비 수요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소규모 소비 수요의 최대 수혜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베이비부머의 은퇴 및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라는 흐름에도 부합하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은 담배 판매 채널에서 가공식품, HMR(Home Meal Replacement)등 식품 매출 구성 채널로 변화하면서 1인 가족 확대 및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창업 수요에 적합한 유통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노령층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상비약 판매가 허용되면서 구매 고객수 및 연계 매출 증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GS리테일은 유통업 규제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으로 분석된다.

렌털 서비스업체도 알뜰소비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종목이다. 경기불황으로 구매력이 약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렌털 서비스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J렌터카와 웅진코웨이, GS홈쇼핑 등이 렌털 수요 확대 수혜주로 꼽힌다. 김영옥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 렌털은) 기업의 경우 비용의 손비처리가 가능해 법인세 감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개인은 등록 부대비용, 보험료 등의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경기불황 속에서 오히려 부각될 수 있는 소비아이템"이라며 "AJ렌터카는 불황형 소비의 대표주자"라고 평가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와 비데 렌털을 통해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고 GS홈쇼핑은 가전제품과 정수기 등 홈쇼핑 렌털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저가 화장품업체도 계속 관심을 높여야 할 종목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에이블씨엔씨다.
 
양지혜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일본 장기 불황기에 유니클로의 성공 신화가 탄생했듯이 에이블씨엔씨도 한국 민간 소비 침체 시마다 불황을 기회로 성장속도를 높였다"며 "2013년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신속하게 다양한 신규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의류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SPA와 관련된 업체도 알뜰소비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화, 헬스케어株 추세상승 촉매
 
노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도 내년 증시를 이끄는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또 국내 헬스케어산업은 과거 일본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도 성장성이 부각될 시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 노령화가 헬스케어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현재 한국의 제약산업은 인구구조, GDP(국내총생산) 대비 의료비 비중, 성장 전략 등에서 일본 제약/바이오업종이 추세적인 상승 및 시장 대비 프리미엄 확대 국면에 진입했던 1990년대 중반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헬스케어산업은 기존보다 다변화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구 연구원은 "생활수준 향상과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이라며 "헬스케어산업의 주요 트렌드는 의약품 일변도를 탈피해 진단·관리장비와 보장·보조기기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관련 종목 중에서는 시력 저하와 치아 손상 등과 관계가 깊은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 휴비츠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와 휴비츠는 국내뿐 아니라 고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자진단키트 생산 국내 1위 기업인 씨젠을 비롯해 당뇨 및 성인병 진단 키트를 생산하는 인포피아, 1회용 렌즈를 만드는 인터로조와 삼영무역, 엑스레이 디텍터 생산기업인 뷰웍스와 바텍 등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종목이다.
 
한편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가 일으키고 있는 변화의 바람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기기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부품주로의 위상 강화가 예상되는 파트론과 신양, 모바일 게임업체 위메이드와 게임빌 등이 유망종목으로 꼽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제공하는 NHN, SK컴즈, 나우콤 그리고 SNS 인프라 관련업체인 가비아, 케이아이엔엑스, 인포뱅크도 관심을 가질 만한 업체로 거론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