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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약자 보호' 의지 강력… 시장경쟁 원칙과 균형 과제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면서 조화롭게 함께 커가는 나라를 만들겠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발언)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대기업의 불공정 횡포를 뿌리뽑겠다."(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연설)
'박근혜 시대' 기업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어떻게 구현될지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분야 중 하나는 '경제민주화'다. 박근혜 정부가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제시할 만큼 추진 의지가 강하다. 경영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기업 입장에서도 예민한 문제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의지가 퇴색될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출범 초기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추진 고삐는 단단해 보인다. 최근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 등에서 "경제민주화와 성장은 별개"라며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고, 이한구 대표가 강한 어조로 대기업의 행태를 비판하는 등 보수여당의 지원사격도 이례적으로 강도가 셌다.
◆정책 모토는 '공정경쟁 통한 경제민주화'
박근혜 정부의 기업정책 기조는 '공정경쟁을 통한 경제민주화'로 압축할 수 있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돼 격차를 확대시켰다는 것이 새 정부의 인식이다.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는 국민통합, 정치쇄신, 중산층 재건 등과 더불어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할 만큼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찾아간 경제단체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단체연합회였다.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행보였다.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정책은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한 도움을 주고, 경제에 부담을 주고 국민 공감대가 미흡한 정책은 단계적으로 접근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대기업집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는 '3원칙'을 축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재벌개혁이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지배구조를 고치는 급진적 방식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약으로 제시했듯 대기업의 횡포를 규제하는 선에서 중소기업으로 경제력을 분산시키는 온건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재벌총수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선에서 지배구조를 개선시킨다는 것이 새 정부의 방침이다.
무게중심은 ‘공정 경쟁’에 모아진다. 총수일가의 부당내부거래 규정을 강화하는 등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해 경제민주화의 토대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불공정행위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 △중대 경제범죄자 집행유예 금지 △사면권 제한 △사인(私人)의 금지청구제도 △부당 내부거래 이익환수 등의 경제민주화 공약의 목표는 대부분 불공정행위 근절 의지에서 출발한다.
새 정부가 예고한 금산분리 정책은 입법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을 9%에서 4%로 한도를 낮추고, 대기업 계열 금융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지분은 현행 15%에서 5%로 줄일 방침이다.
하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보험사의 일반 계열사 지분 의결권 제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등이 강경책이어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삼성 등 재벌그룹이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5%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드는데다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를 정리하기 쉽지 않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자보호vs시장경쟁 충돌 없어야
새 정부가 대기업 규제에 나서는 또다른 취지는 갑을 관계에 묶여 부당한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기업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뜯어고쳐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거래를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단순한 지원 차원이 아닌 공정경쟁의 관행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이다. MB정부의 '기업 프랜들리' 기조를 벗어나 중소기업이 겪는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不'을 해소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이는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갖고도 좁은 국내시장에서 중소기업 영역과 골목 상권을 침범하는 일은 볼썽사납다"고 직격탄을 날린 이한구 원내대표의 지난 5일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중소기업 키우기"라고 힘을 보태면서 "특히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새 정부를 독려했다.
정부는 부당한 방법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하도급 업체에 피해를 끼치는 대기업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대기업이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가져가면 배상액을 10배까지 확대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엄격히 적용키로 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대신 불공정거래 피해자가 법원에 법령위반 행위를 금지하는 청구제도도 도입해 공정거래 감시체제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공정거래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가 실제로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령화와 경제성장률 둔화의 시기에 경제활동의 외연을 위축시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업정책의 중심축이 경제적 약자 보호를 이유로 중소기업으로 쏠릴 경우 분배할 성장의 열매 자체가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라는 최근 의제가 자칫 시장경쟁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규제에 눌린 대기업들이 내수시장을 버리고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는 만큼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면서 조화롭게 함께 커가는 나라를 만들겠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발언)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대기업의 불공정 횡포를 뿌리뽑겠다."(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회연설)
'박근혜 시대' 기업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새 정부의 정책기조가 어떻게 구현될지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분야 중 하나는 '경제민주화'다. 박근혜 정부가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제시할 만큼 추진 의지가 강하다. 경영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기업 입장에서도 예민한 문제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의지가 퇴색될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출범 초기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추진 고삐는 단단해 보인다. 최근 인수위 국정과제 토론회 등에서 "경제민주화와 성장은 별개"라며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고, 이한구 대표가 강한 어조로 대기업의 행태를 비판하는 등 보수여당의 지원사격도 이례적으로 강도가 셌다.
박근혜 정부의 기업정책 기조는 '공정경쟁을 통한 경제민주화'로 압축할 수 있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돼 격차를 확대시켰다는 것이 새 정부의 인식이다.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는 국민통합, 정치쇄신, 중산층 재건 등과 더불어 '4대 국정지표'의 하나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할 만큼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찾아간 경제단체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단체연합회였다.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행보였다.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정책은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한 도움을 주고, 경제에 부담을 주고 국민 공감대가 미흡한 정책은 단계적으로 접근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대기업집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는 '3원칙'을 축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재벌개혁이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지배구조를 고치는 급진적 방식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약으로 제시했듯 대기업의 횡포를 규제하는 선에서 중소기업으로 경제력을 분산시키는 온건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는 인정하되 재벌총수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선에서 지배구조를 개선시킨다는 것이 새 정부의 방침이다.
무게중심은 ‘공정 경쟁’에 모아진다. 총수일가의 부당내부거래 규정을 강화하는 등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해 경제민주화의 토대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불공정행위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 △중대 경제범죄자 집행유예 금지 △사면권 제한 △사인(私人)의 금지청구제도 △부당 내부거래 이익환수 등의 경제민주화 공약의 목표는 대부분 불공정행위 근절 의지에서 출발한다.
새 정부가 예고한 금산분리 정책은 입법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을 9%에서 4%로 한도를 낮추고, 대기업 계열 금융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지분은 현행 15%에서 5%로 줄일 방침이다.
하지만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보험사의 일반 계열사 지분 의결권 제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등이 강경책이어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삼성 등 재벌그룹이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5%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드는데다 복잡하게 얽힌 지분구조를 정리하기 쉽지 않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 정부가 대기업 규제에 나서는 또다른 취지는 갑을 관계에 묶여 부당한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기업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뜯어고쳐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거래를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단순한 지원 차원이 아닌 공정경쟁의 관행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이다. MB정부의 '기업 프랜들리' 기조를 벗어나 중소기업이 겪는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不'을 해소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이는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갖고도 좁은 국내시장에서 중소기업 영역과 골목 상권을 침범하는 일은 볼썽사납다"고 직격탄을 날린 이한구 원내대표의 지난 5일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박근혜표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중소기업 키우기"라고 힘을 보태면서 "특히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새 정부를 독려했다.
정부는 부당한 방법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하도급 업체에 피해를 끼치는 대기업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대기업이 하도급 업체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가져가면 배상액을 10배까지 확대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엄격히 적용키로 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대신 불공정거래 피해자가 법원에 법령위반 행위를 금지하는 청구제도도 도입해 공정거래 감시체제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공정거래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가 실제로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령화와 경제성장률 둔화의 시기에 경제활동의 외연을 위축시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업정책의 중심축이 경제적 약자 보호를 이유로 중소기업으로 쏠릴 경우 분배할 성장의 열매 자체가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라는 최근 의제가 자칫 시장경쟁 원칙에서 벗어난다면 규제에 눌린 대기업들이 내수시장을 버리고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는 만큼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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