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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닷컴열풍 이후 20년 만에 창업훈풍이 불고 있다. 다시 한번 창업 붐을 맞는 현재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그저 아이디어 하나로 '맨땅에 헤딩'하던 닷컴열풍 때와는 달리 아이디어가 실제 비즈니스모델이 되도록 도움의 손길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1세대 벤처인들이 자발적인 멘토링을 자처하는가 하면, 지자체가 조직적으로 '창업보육센터'를 개설해 벤처인에게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동안 자치단체나 학교에만 이러한 창업보육센터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창업투자사가 벤처회사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인큐베이팅센터를 운영하는 경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찍 세상에 나온 신생아를 키우는 인큐베이터처럼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는 갓 창업한 소기업이 자립할 때까지 돕고 있다. 창업투자사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설립한 'CCVC밸류업센터'를 찾아가봤다.
◆ 입주사에 필요한 'SNS' 갈증 해결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센터는 학내의 창업보육센터보다 전문가적인 냄새를 풍겼다. 이곳에 입주한 10여곳의 벤처기업들은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심사 이후 투자를 받고 있는 업체들로, 대부분 IT를 기반으로 한 신생회사들이다. CCVC밸류업센터는 일반사무실의 5분의 1 정도의 저렴한 임대료만 받고 있다.
이곳 센터에서는 'SNS' 즉, '새티스팩션'(Satifaction; 만족), '네트워크'(Network), '솔루션'(Solution; 해결) 등 세가지 업무를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우선 입주사들에 시설을 제공하고,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도록 한다. 조 센터장은 "입주사들이 단독사무실을 가진 것처럼 제도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생업체에 필수적인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매주 1회 '문제해결데이'를 만들어 각자의 전략과 비즈니스를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 이런 교류를 통해 협력하고 서로 제휴함으로써 필요한 교육과정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를 테면 블로그마케팅을 하는 A회사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B회사가 서로 제휴해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다. A사는 B사의 앱을 사용하면서 문제점을 피드백해줄 수 있고, 향후에는 서로 필요한 부분에서 계약을 통해 매출을 일으킬 수도 있다.
조 센터장은 "입주사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를 빨리 발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서비스와 솔루션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함께 크도록 하는 게 인큐베이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입주사들도 이와 같은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 입주기업인 플리토의 이정수 대표는 "우리 같은 작은 기업에는 이러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며 "각사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면 서로 교류가 어렵겠지만 한곳에 모여 있어 정보를 주고받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센터에서 IT정보를 모아 메일로 발송해주는 등 최신 정보도 챙겨주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블로그마케팅 업체인 비씨앤엑스(BCNX)의 장대규 대표는 "일반 사무실보다 80%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한데다가 보증금도 없어 자금이 부족한 초기 창업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며 "서울 강남권이라는 위치도 사업을 하는데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인큐베이팅의 또 다른 역할은 솔루션 제공이다. 직원수 4~5명, 많아야 15명이 전부인 신생 벤처회사가 회계·재무·인사·총무·변리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기는 무리다. 직원들 전부가 개발자로 투입돼 연구하고 나머지 경영관련 업무는 대표(CEO) 한사람이 처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큐베이팅센터는 이들을 위해 경영전반에 대해 교육하거나 내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 경영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 닷컴붐 때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점이다. 당시에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섣불리 창업에 나섰다가 경영의 어려움을 겪은 후 도산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애써 만들어놓은 상품을 특허등록하지 않아 아이디어를 도용당하고도 손쓸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정수 대표는 "회사 직원 대부분이 개발자고 1명이 디자이너, 1명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며 "그 외의 경영적인 부분은 센터 교육의 도움을 받거나 직접 전문가를 소개받는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의 경우 1~2년 내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창업붐 이끄는 '키다리 아저씨'
쿨리지코너인베스먼트와 같은 벤처투자사는 보통의 벤처투자사가 기업공개(IPO) 1~2년 전에 투자를 계획하는 것과 달리 아이디어의 성공여부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그야말로 기업이 생기기도 전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 물론 떠안는 위험도 높다. 그래서 이러한 벤처투자사 역시 또 다른 벤처기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3억~5억원의 투자금을 지원하면서 보증금 없이 임대료만 받고 사무실을 내주는 데다 교육까지 시켜주는 이유는 뭘까.
창업투자자인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기업과 함께 커나가려는 것이지, 좋은 일을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성주 센터장은 "보육센터를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보육센터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털(VC) 투자는 물론, 보육센터가 함께 협력해서 멘토링하는 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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