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희 기자



국내 4대 정유사가 그동안 꺼려왔던 석유전자상거래에 뒤늦게 참여한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자상거래 참여로 받게 되는 정유사들의 '석유 수
입부과금 환급' 혜택이 사실상 국민의 혈세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초부터 정부의 석유전자상거래 참여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정유사들로선 석유전자상거래 가격과 기존 주유소 공급가가 비교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이유로 참여를 꺼려왔다.


정유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은 주유소의 경우 요청에 따라 기름값을 다소 싸게 공급할 때도 있다"며 "주유소 위치 등의 환경조건도 공급가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데, 정부는 이 같은 요인들을 전혀 참고하지 않고 석유전자상거래 참여 압박을 가해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유사들의 반발 탓에 결국 지난해 3월 도입된 석유전자상거래 제도에는 석유 수입사들만 참여하는 형태로 같은해 7월 시행됐다. 그러나 최근 정유사들이 방향을 선회해 올해 7월부터 전자상거래 참여를 공식화했다. 앞서 설명했듯 '석유 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내용인즉,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석유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정유사들에게 ℓ당 16원의 '석유 수입부과금 환급'이라는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사실 이 혜택은 지난해부터 유지되던 것으로 '국민의 혈세로 기름값을 낮추는 구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석유 수입사들에게 ▲ℓ당 16원의 석유 수입부과금 환급 ▲수입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3% 감면 ▲바이오디젤 2% 혼합의무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지적이 거세지자 정부는 오는 6월30일부터 수입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3% 면제혜택을 없애기로 했다. 바이오디젤 혼합 의무 면제혜택도 지난 5월15일 폐지했다. 석유 수입사들의 2가지 혜택을 모두 없앤 셈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ℓ당 16원의 석유 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을 1년간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정유사들은 석유전자상거래 참여를 통해 오는 7월부터 1년간 경유 1040만배럴을 유통하게 되고 감면받게 되는 석유 수입부과금은 최소 26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정유사들이 혜택을 받는 264억원가량의 돈을 국민세금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 일각에선 내년 6월 말 이 혜택이 폐지된 이후에도 정유사들이 계속 참여할 지가 확실치 않아 정부의 유인책은 한시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석유전자상거래는 시장참여자 간 불평등을 없애고 경쟁을 촉진시켜 기름값을 낮추는 취지에서 시행됐다"며 "이를 소비자를 위한 제도로 봐야지 아랫돌을 빼서 윗돌로 삼는 격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6월 말 이후 정유사들의 석유전자상거래 참여와 석유 수입부가금 환급 관련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석유전자상거래란?
 
석유전자상거래는 정유업체, 수출입업체, 석유제품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제도다. 석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온라인에서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정부가 도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