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P(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홈쇼핑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글로벌사업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포화상태가 된 국내 방송시장에서 눈을 돌려 미개척 해외시장으로 성장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CJ헬로비전 계열의 MPP인 CJ E&M과 매출 1,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홈쇼핑 PP인 GS샵, CJ오쇼핑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한류가 통하는 지역이나 이머징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게 이들 PP사의 공통된 전략이다.
필리핀 ACJ 해피콜 프라이팬 판매방송 장면 /사진제공=CJ오쇼핑 ◆CJ E&M, <꽃할배> 등 프로그램 포맷 수출 가속도
종합편성채널의 등장 등 매체의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고 방송콘텐츠 소비환경이 TV에서 모바일로 확장되면서 방송콘텐츠 경쟁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FTA로 미디어시장이 개방되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PP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시장은 유료방송 콘텐츠 수신료가 다른 나라보다 낮은 데다, 포화된 시장에 계속해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어 광고수익을 늘리기도 어렵다. 이래 저래 국내시장에서 살아남기가 녹록지 않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CJ E&M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를 넘어 글로벌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지속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15%까지 늘리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특히 방송부문에서 <슈퍼스타K>의 포맷을 중국시장에 수출(프로그램명 <슈스차>)한 경험을 살려 향후에도 프로그램의 포맷수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 방송사와 공동제작을 통한 프로덕션사업으로 글로벌시장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실제로 CJ E&M은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의 중국 현지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중국 위성방송사인 동방위성과 전략적으로 제휴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는 앞서 대만, 홍콩, 일본 등에 수출된 바 있다. tvN 드라마 <나인>은 미국에 프로그램 포맷이 판매됐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지방송사인 미디어콥과 <어 데이트 위드 케이팝 스타즈>(한국의 뷰티·푸드·핫플레이스 등을 케이팝 스타들과 체험하는 리얼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를 공동 기획·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최대 국영방송사인 VTT와 드라마 공동제작에 나선다. 회사의 목표는 동남아 대표 미디어사업자로 자리잡는 것. 이를 위해 한국과 베트남 유학생들의 청춘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를 제작, 연말께 VTT3를 통해 방영할 계획을 세웠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폭스인터내셔널과 합작해 탄생시킨 한류엔터테인먼트 전문채널인 채널M의 케이팝 오디션프로그램 <케이팝 스타 헌트>의 네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CJ E&M 측은 "올해를 글로벌 문화콘텐츠기업으로 변모하는 원년으로 삼아 콘텐츠 한류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며 "특히 해외방송사들과의 합작 콘텐츠 제작 등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GS샵·CJ 오쇼핑… 신흥국 중심 'K-홈쇼핑' 전파
홈쇼핑 PP도 국내 홈쇼핑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자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며 성장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GS샵과 CJ오쇼핑은 현지 방송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홈쇼핑을 론칭하는 방식으로 경쟁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두 사업자는 홈쇼핑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신흥개발국에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프로그램을 선보임으로써 '홈쇼핑 한류'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들의 해외매출 성장에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싹쓸이하는 관광객의 도움이 컸다.
올해로 해외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째인 GS샵은 해외진출 5년만에 인도, 태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터키,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은 중국, 인도, 베트남, 일본, 태국, 터키, 필리핀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태국 트루GS 1주년 특집방송 /사진제공=GS샵 이후 GS샵은 태국(2011년),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이상 2012년), 터키(2013년), 말레이시아(2014년)에 진출하며 아시아시장을 넘어 유럽 및 중동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 중 태국에 설립한 '트루GS'는 2012년 183억원, 2013년 243억원의 취급고(거래상품 가격의 총액)를 올렸다. 해외 첫 진출지인 인도에서는 지난해 2300억원의 취급고를 달성했다.
최근 진출한 말레이시아는 1인당 GDP가 1만452달러(2012년 기준)로 비교적 높고 전력·도로·통신 등 기초 인프라 수준도 양호해 홈쇼핑이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GS샵 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CJ오쇼핑은 '2017년 홈쇼핑 세계 1위'를 목표로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시기 국내외 취급고를 11조원까지 끌어올리고 해외취급고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늘리겠다는 게 장기적인 계획이다.
CJ오쇼핑은 GS샵과 마찬가지로 이머징마켓에 진출해 한국형 홈쇼핑시스템을 수출해왔다. 또한 유력 현지법인과의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초기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꾀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나선 CJ오쇼핑은 2009년 인도, 2011년 일본과 베트남, 2012년 태국과 터키에 이어 지난해에는 필리핀에 진출해 현재 7개국 9개 사이트에서 홈쇼핑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4%에 달하며 지난해 해외취급고는 국내취급고의 60% 수준인 약 1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한국상품은 2190억원어치다.
CJ오쇼핑은 올 들어 중국시장에서 외형과 방송 송출지역을 확대해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인도와 베트남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또한 태국과 터키, 필리핀 등 사업 초기단계의 사이트들에 대해서는 국가별 특성에 맞는 상품 소싱능력을 강화하고 한국 중소기업 입점을 확대해 '상품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특히 아시아시장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 기존 TV홈쇼핑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에서 온라인쇼핑몰·모바일커머스사업 진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신규시장에 대한 진출 노력도 늦추지 않는다.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진출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주 등 선진국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