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환경부의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정책이 새롭게 정비되면서 가정용 일반 보일러를 저 녹스(Nox)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16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만대씩 총 60만대 물량이다. 때문에 고효율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콘덴싱보일러는 지난 1988년 경동나비엔이 최초로 선보였다. 하지만 출시 초기 다른 보일러 제조사들이 가스절감 효과와 친환경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콘덴싱보일러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 KS 규격 마련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콘덴싱보일러의 가스비 절감효과와 친환경성이 증명된 2000년 중반 이후에는 국내 보일러 제조사들간 콘덴싱보일러 출시경쟁이 본격화됐다. 대성셀틱과 롯데기공은 2004년, 린나이와 귀뚜라미는 2009년부터 콘덴싱보일러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바람 타고 전성기 맞아

콘덴싱보일러는 네덜란드에서 처음 선보였다. 수증기가 물로 변화할 때 발생되는 열을 이용하는 재활용 기술인 콘덴싱 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다. 일반 보일러와 달리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의 열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난방과 온수를 생산하는데 재활용한다. 일반 보일러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가스비 절감 효과가 있는 고효율 제품인 셈이다. 콘덴싱보일러는 배기가스의 열을 최대한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Nox) 등의 유해물질 배출도 적다.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유럽은 콘덴싱보일러의 강점을 인정해 1980~90년대부터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각종 보급지원 정책을 펼쳤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는 콘덴싱보일러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상황.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이 돼서야 그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고효율 에너지기기인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미세먼지, 황사 등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들도 하나 둘씩 쏟아졌다.


◆ 가격장벽 돌파한 경동나비엔 집념의 콘덴싱

그렇다면 한국의 콘덴싱보일러는 어떤 성장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국내 시장에 콘덴싱보일러가 첫 선을 보인 때는 지금부터 26년 전이다. 경동나비엔이 아시아 최초로 개발,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소개된 것.


하지만 콘덴싱보일러의 높은 에너지효율, 배기가스 저감 효과 등에 주목해 출시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가스보일러가 막 시작되던 시점이기도 했지만 콘덴싱보일러가 일반 보일러에 비해 2배 이상 가격이 높은 것도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그럼에도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기술 개발에 더 속도를 냈다. 그 결과 효율은 높이고 안전성과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재질을 채택, 1998년 세계 최초로 스테인리스 열교환기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어 2006년 스테인리스 일체형 열교환기 상용화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뤄냈다. 열교환기는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산업에서 사용하는 니켈브레이징 공법이라는 하이테크 기술력이 수반돼야 한다.

경동나비엔이 개발한 스테인리스 일체형 열교환기는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과 내구성을 인정받아 유럽의 세계적인 열교환기 전문기업인 지아노니, AIC도 스테인리스 열교환기를 채택해 세계 콘덴싱보일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콘덴싱보일러의 열교환기는 일반 보일러와 달리 현열과 잠열 두개의 열교환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동나비엔은 국내 콘덴싱 기술 특허 출원건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보일러 생산·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13년 통계청 기준)


◆ 진화 거듭하는 '고효율 에너지기기'

최근 에너지 위기와 대기환경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고효율 에너지기기에 대한 전국가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콘덴싱보일러는 IT, m-CHP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차세대 고효율 에너지기기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콘덴싱 기술를 활용한 차세대 고효율 에너지기기로는 경동나비엔이 지난해 선보인 스털링엔진 m-CHP 제품(초소형 열병합시스템)인 ‘나비엔 하이브리젠 SE’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콘덴싱보일러와 스털링엔진 m-CHP를 결합해 전기, 온수, 난방을 동시에 생산하는 가정용 전기발전보일러다. 여름철 피크시간 대에 블랙아웃 등 전력 부족현상을 해결 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도 떠오른 제품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이미 콘덴싱보일러를 뛰어넘은 차세대 고효율 에너지기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녹스(Nox) 보일러 지원사업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허용 기준이 현행 100ppm에서 2015년에는 30ppm, 2018년에는 20ppm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보일러 제조사간의 활발한 저녹스 콘덴싱 기술 개발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기술개발이 활성화되면 유럽 등 해외 선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도 "글로벌 기업들과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 수준의 품질과 기술,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경동나비엔이 지금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저녹스(Nox) 보일러 지원사업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국내 보일러 제조사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