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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반기에도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경매시장은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그리고 그 훈풍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경매시장은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될수록 활기를 띤다. 떨어진 시세가 감정가 및 입찰가에 반영돼 투자부담을 줄여주고, 경매행 부동산이 늘다 보니 좀처럼 찾기 힘들었던 우량물건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 특히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몰렸다.
실제로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아파트 경매 입찰경쟁률은 지난해 4월 6.85대 1에서 올해 4월 7.66대 1로 증가했다. 이는 낙찰되는 아파트마다 경쟁자가 평균 1명 가까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2억~3억원대 중소형 아파트로 입찰자들이 몰fl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 입찰자들이 체감하는 경쟁의 강도는 수치 이상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찰자들이 적어내는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은 지난 4월 기준 86.17%로 지난해 78.25%에 비해 7.92%포인트 올랐다. 동일한 조건의 감정가 1억원짜리 아파트에 입찰한다고 가정할 때 지난해에는 7800만원을 적어내면 낙찰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8600만원을 써내야 낙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이르기까지 경매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했다"며 "동시에 이는 경매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입찰자들의 전략도 수정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고로 투자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을 예측해야 한다. 허나 아파트 경매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을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파트 경매는 경기에 민감히 반응할 뿐만 아니라 시장 외적인 요인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방향성을 일정한 기준으로 계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아파트 경매시장은 다소간의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필연적으로 나타날 감정가 상향과 이로 인한 입찰경쟁 완화가 이유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감정가'다. 감정가는 금융권이나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나 호가, 실거래가 등과는 달리 감정평가사의 감정을 통해 책정되는 가격이다.
감정평가에는 해당 아파트의 장단점이 모두 반영되며 인근 실거래 사례와 비교해 우위나 열세 등을 평가해 일정비율을 가감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아파트 시세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흐름이나 경향은 대체로 비슷하다.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4월까지 경매장에 나온 아파트를 살펴보면 감정가가 매각시점의 시세보다 낮은 경우가 다수였다. 최초 경매로 넘겨진 아파트는 짧게는 3~4개월, 많게는 7개월가량 다양한 절차를 거친 뒤 법원에 등장하는데 그 시간 동안 아파트 시세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감정가를 뛰어넘은 물건이 늘어난 것이다.
정 팀장은 "경매개시결정일과 매각기일에서 발생한 시차가 감정가와 시세의 괴리를 유발했고 이것이 경매장으로 입찰자들을 불러들인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며 "이를 뒤집어보면 앞으로는 아파트 감정가가 아파트 시세처럼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경매 낙찰가가 일반적인 매매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비슷해질 경우엔 선택 범위가 더 넓고 명도 걱정이 필요 없는 일반매매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빠져나가게 된다.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매매보다 싸게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입찰경쟁률 감소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4월 수도권 아파트 입찰경쟁률 7.66대 1은 1년 전에 비하면 늘어난 수치지만 최근 기준으로는 2월 8.84대 1, 3월 8.19대 1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특히 4월 입찰경쟁률을 주간별로 보면 ▲1주차 7.77대 1 ▲2주차 7.73대 1 ▲3주차 8.8대 1로 정점을 찍은 후 ▲4주차 7.57대 1 ▲5주차 6.83대 1 순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경매 측면에서 강력한 호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입찰가 높여 '낙찰확률↑'
사실 아파트 경매 입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필승전략은 없다. 완벽한 가격분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입찰가를 써낸다고 해도 경매 지식이 전무한 실수요자에게 지고 마는 게 경매이기 때문이다.
대신 낙찰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입찰자 본인이 주목한 우량한 아파트 물건을 무조건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내 눈에 좋아 보이면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이기 마련. 따라서 입찰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입찰가를 높여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하지만 이는 하락세가 진정되고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일 뿐, 옛날처럼 다시 아파트 가격이 쭉쭉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이다. 무턱대고 입찰가를 높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입찰가를 높여 쓰더라도 실거래 사례와 실거래가 정보를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입찰가를 책정해야 비로소 낙찰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시세정보 역시 빠트려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다.
정 팀장은 "대략적인 금액기준만 세워둔 채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바로 경매장에 나가 분위기에 맞춰 쓰겠다는 주먹구구식 전략을 고집한다면 경매법정은 여전히 높은 벽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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