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이날은 한화건설이 세계 최대규모의 PC(Precast Concrete) 플랜트 준공식을 갖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 10만가구 건립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날이다.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찾자면 해외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로 기록되는 건설공사가 본궤도에 안착하면서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는 것. 한화건설과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의 앞날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규모

한화건설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하기까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김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수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용기와 신뢰를 보여준 김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두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김 회장의 의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2년 5월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550만평)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는 도로와 상·하수관로를 포함한 신도시 조성공사와 10만가구 국민주택 건설공사로 구성된다. 설계·조달·시공을 한 회사가 모두 진행하는 디자인 빌드(Design Build) 방식을 채택했다. 공사기간은 7년이다.

총 공사대금은 77억5000만달러(한화 7조9360억원)며 선수금(본공사 이전 중도금 포함)은 25%다. 물가상승을 반영한 공사금액 증액(Escalation)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공사대금은 총 80억달러에 달한다. 단독 프로젝트로는 해외건설 사상 최대 규모로 2012년 대한민국 해외건설 수주액(649억달러)의 12%를 상회하면서 누적수주액 5000억달러(한화 512조원) 달성에 방점을 찍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본계약 체결 이후 김승연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학교·병원·군시설 현대화·태양광사업 등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 재건사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2017년까지 300조원 규모로 계획된 이라크 재건사업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 교통인프라, 에너지, IT·의료·보안 등에 걸쳐 총 2750억달러(한화 281조6000억원)를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분야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발전소·도로·인프라·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달러(한화 716조8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본부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업체와 1000여명의 국내 인력들이 진출한다”며 “이는 제2중동붐의 시작점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공적인 동반성장 사례로 연인원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 극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라크 신도시 건설의 '선구자' 자처

지난 4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진행된 준공식은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비롯해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 조정원 이라크대사,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준공식에 참석한 말리키 총리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어떻게 지원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번에 준공한 PC플랜트를 통해 한화건설의 역량에 감탄했으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제한된 시간과 비용에 맞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완수하기 위해 PC 공법을 통한 통합수행방식으로 공사를 수행할 방침이다. PC 공법은 건축물을 구성하는 기둥과 벽 등을 PC플랜트에서 모든 콘크리트 건축부재를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공법이다. 규격화된 고품질의 건축자재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어 대규모 주택공사에 적합한 기술이다. 공기단축은 물론 경제성과 품질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공법으로 과거 국내 건설업체가 리비아 주택건설공사 등에 적용해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번에 준공한 PC플랜트는 세계 최대규모(66만㎡)로 외벽과 내벽, 슬래브 등 콘크리트 자재를 생산하는 3개 동으로 구성됐다. 하루 사용되는 콘크리트 양만 6400톤에 달한다. 이는 레미콘 트럭 430대에 이르는 양이다. 또한 7년에 걸쳐 생산하게 될 벽체와 슬래브 전체 길이의 합은 1만3000㎞에 달하며 이는 바그다드에서 서울까지의 왕복거리다.

문석 한화건설 전무는 “이번 PC플랜트의 준공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준공식을 당초 계획보다 2달여 앞당겨 진행할 정도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에는 PC플랜트를 비롯해 14개의 자재 생산공장이 완공돼 각종 건설자재를 차질 없이 생산 중이고 본격적인 주택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총 8개 지구, 58개 단지에 10층 아파트 839개 동이 들어서는데 공사가 본 궤도에 오르면 PC공법을 통해 두달에 한번씩 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를 건설하게 된다.

한화건설은 이번 PC플랜트의 준공으로 2015년부터 연평균 2만 가구씩, 5년에 걸쳐 10만 가구를 공급하고 이라크정부가 발표한 100만호 주택건설사업에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외에 인프라시설에 대한 15억달러(한화 1조5360억원)규모의 추가공사를 협의하고 있어 곧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김 회장과 한화건설의 사업추진 역량을 이라크 정부가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