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큰 부침을 겪었던 금융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현재 '빅5 금융그룹'은 빅뱅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국내 금융회사 간의 인수합병(M&A)은 물론 계열사 간 통합, 민영화 등으로 위기와 기회의 카드를 동시에 쥐고 있다. 그동안 그룹 내 은행 중심이던 틀을 깨고 비은행 강화에 힘을 쏟는가 하면 글로벌 진출로 신시장 개척에도 분주하다. 이에 <머니위크>는 '2014년 하반기 로드맵' 특집을 마련했다. 5대 금융그룹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보고 금융권의 변화 키워드를 살펴봤다.
산악용어 중 '등정(登頂)주의'와 '등로(登路)주의'가 있다. 등정주의는 정상 정복에 중요한 의미를 두는 반면, 등로주의는 어떤 길을 어떤 방식으로 올라갔는지 '과정'에 무게를 둔다.
신한금융그룹의 로드맵은 후자에 맞춰져 있다.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주의'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제는 '금융의 본업'이라는 관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가 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정상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금리와 경기침체라는 시련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6년 연속 국내금융그룹 실적 1위를 질주하는 신한금융그룹. 업(業)에 대한 진지한 사명감과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신한DNA,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신한금융그룹은 올 하반기에 신한의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한 '따뜻한 금융'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다.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 그것이다. 또한 신한인의 DNA에 따뜻한 금융을 내재화하는 것을 추진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금까지 따뜻한 금융의 개념에 대한 전파는 상당수준 이뤘지만, 현장직원들의 일상업무에 녹아들었는지 여부는 짚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현장의 실천기준을 확립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각 사별로 따뜻한 금융의 현장원칙을 정립하고 실천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관련 모니터링 지표도 만든다. 따뜻한 금융의 내재화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고객의 미래를 생각하는 신한의 따뜻한 금융은 '창조적 금융'으로도 연결된다.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한 운용방식으로 고객이 맡긴 자산을 튼실하게 관리하고 자체 운용자산의 수익률도 높이는 것, 이것이 저성장·저수익 시대의 창조금융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은 국내 성장이 둔화돼 금리가 내려가고 자산가격의 상승세도 꺾이면서 금융의 화두가 '운용'으로 이동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자산운용방식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투자방안을 모색하고 여신 일변도의 운용에서 벗어나 투·융자 복합상품을 시도하는 등 신개념 운용을 추구한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한금융의 신시장 개척 글로벌시장은 고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는 신성장동력이다.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국내 기업들을 더욱 잘 지원하기 위해서도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꼭 필요한 금융의 역할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는 2015년까지 순익의 10%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신한금융은 '차별화'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기존의 5대 핵심시장(미국·일본·중국·베트남·인도)에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신성장 기회를 발굴해 글로벌사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채널운용의 혁신전략도 눈에 띈다. 인터넷뱅킹의 보편화로 창구 내점고객이 줄고, 보험 역시 다이렉트보험의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는 게 현실이다. 어찌 보면 기존 채널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신한금융은 역발상으로 그룹사간 채널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사들이 고객의 가치를 높인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업을 추구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은 물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역량 결집, 은퇴비즈니스 선두주자로
신한금융그룹이 은퇴시장 성장이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맞춰 차별적인 은퇴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은퇴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신한미래설계'라는 신규브랜드를 런칭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따뜻한 금융'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한동우 회장은 "은퇴비즈니스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나날이 커지고 있음에도 그동안 회사 중심적 시각에서 상품을 만들어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은퇴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이 맡긴 은퇴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을 비롯한 카드, 금융투자, 보험 등 각 그룹사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며 은퇴비즈니스의 '차별화'를 기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은 은퇴영업을 전담할 지역거점으로 70개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에는 전문컨설턴트를 배치해 은퇴와 관련한 전문적 상담 및 설계 외에도 상속·증여 등의 심층상담을 진행하도록 했다. 아울러 흩어져 있는 은퇴소득을 하나로 모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미래설계통장', 은퇴자산 현황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미래설계 브리프'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국민연금 수급자를 위한 전용카드인 '국민연금증카드', 대한노인회와 제휴를 맺은 '대한노인회 액티브시니어카드' 등을 잇따라 출시한 데 이어 시니어 계층의 요구를 파악해 범용 시니어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는 활기찬 은퇴생활을 추구하는 50대를 위해 투자전문가가 제안하는 은퇴자산관리서비스 '신한네오(Neo)50 플랜'을 내놨고, 신한생명은 은퇴 후 소득공백기에 대비할 수 있는 '참신한브릿지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퇴준비를 위한 기본적인 상품 라인업이 상당부분 구축단계에 들어섰다는 판단 아래 하반기에는 고객·시나리오별 은퇴설계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상품 패키지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