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의 핵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그중에서도 '부자동네'로 불리는 서초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 등 내로라 하는 굴지의 대형건설사들이 자존심을 건 분양대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2차', '서초 푸르지오써밋'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은 분명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이다. 하지만 그만큼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를 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서초구에서 9월 분양 예정인 3개 단지의 장·단점과 투자 시 주의할 점 등을 살펴봤다.
대림 아크로리버 /사진=류승희 기자 ◆아크로리버파크2차, 다 좋은데 가격이…
대림산업이 반포동 한신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2차'가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19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 아크로리버파크2차는 지난해 말 최고 42대 1, 평균 18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아크로리버파크1차'에 이은 2차 분양이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1차+2차)는 지하 3층, 지상 38층 15개동 총 1612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이 중 2차 일반 분양물량은 213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59㎡ 40가구 ▲84㎡ 118가구 ▲112㎡ 15가구 ▲129㎡ 33가구 ▲164㎡ 7가구로 구성됐다.
한강변에서는 오랜만에 공급되는 아파트인 데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38층 초고층아파트가 들어선다. 교통여건도 뛰어나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이 있고 3·7호선 환승역 고속터미널역도 멀지 않다. 아크로리버파크2차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분양가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2일 조합은 아크로리버파크2차의 평균 분양가를 3.3㎡당 4130만원으로 책정, 서초구청에 분양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조합이 제출한 분양가에 분양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대로 분양승인이 떨어질 경우 59㎡(24평)의 분양가는 10억원대, 물량이 가장 많은 84㎡(34평)는 14억원대다.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가다.
이 같은 고분양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말 1차 분양 당시 평균분양가는 3800만원(3.3㎡당)이었고 당시에도 서울 강남권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지만 현재 '피'(웃돈)가 1억원 이상까지 붙은 상태"라면서 "2차도 분양에 성공하지 못하란 법은 없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차에 붙은 피만큼 2차의 가격을 올린 게 아니냐며 투자적인 측면에서는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웃돈이 붙은 가격으로 분양을 받으면 추가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푸르지오써밋은 지하 2층, 지상 35층 총 7개동 규모로 59~120㎡ 907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일반분양분은 143가구로 전용면적별로 ▲59㎡ 19가구 ▲97㎡ 35가구 ▲104㎡ 18가구 ▲120㎡ 71가구 등이다.
일단 푸르지오써밋 역시 강남 아파트의 강점을 두루 갖췄다. 2호선과 신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는 강남역, 9호선 신논현역이 도보 거리에 위치해 트리플 역세권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서초초·서일중·모아국제학교 등이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반포고·은광여고·진선여고 등 강남8학군 명문학교들이 인근에 위치해 뛰어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푸르지오써밋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200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아크로리버파크2차와 비교하면 평당 1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문제는 단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방배로)다. 큰 도로가 단지를 둘로 쪼개다 보니 같은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연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커뮤니티시설도 양쪽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형평형 중심이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강남권에서는 대형평형 수요가 있지만 그래도 대세는 소형평형이라는 것. 이에 따라 분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마지막 주자는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다.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3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에스티지를 9월 말 일반에 분양한다.
규모는 지상 33층, 4개동에 421가구(59~144㎡)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역세권이며 강남역 일대 대형 상권을 이용하기 쉽고 서이초·서운중·서초고·은광여고 등 학군도 좋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가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저렴한 분양가다. 아직 정확한 분양가는 나오지 않았지만 3.3㎡당 평균 3000만원 내외로 책정될 전망이다. 앞서 분양하는 아크로리버파크2차가 4130만원, 서초 푸르지오써밋이 3200만원대인 점만 고려하더라도 파격적인 가격이다.
그렇다면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래미안타운'을 완성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삼성물산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우성3차)를 비롯해 우성1·2차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돼 있어 향후 2000가구가 넘는 래미안타운이 형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반쪽짜리 래미안타운이다. 우성1~3차 옆에 위치한 무지개아파트(1400가구)와 신동아아파트(2015가구)도 '래미안'으로 지어야 비로소 진정한 래미안타운이 완성된다. 재건축을 진행 중인 무지개·신동아아파트는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 이를 수주해야만 하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이번 분양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아무래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우위인 래미안이 다소 앞서나갈 듯 보이지만 3개 단지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3개 모두 재건축 단지로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나오는 만큼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동호수를 미리 점검해 보고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의 시세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