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발이 닳도록’ 다니고, 결혼한 후에는 남편과 자녀 뒷바라지와 가사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던 황모씨(60·여). 최근 황씨는 고민이 생겼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자꾸만 O자형이 돼가는 다리 때문에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황씨는 "보기 싫게 휜 다리 때문에 우울감도 느끼고 가족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며 "인공관절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털어놨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엔 다리가 안쪽으로 휘어 일명 'O자'형 다리가 된 사람이 많다. 의자 없이 바닥에 앉는 생활을 오래한 탓에 무릎 안쪽 연골이 더 많이 닳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들은 O자형 다리 관절염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관절염 치료=인공관절 수술'이라는 오해 때문에 치료나 관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게 다반사다. 휜 다리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만약 나이가 들면서 점점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경우라면 퇴행성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 통증에 스트레스… 안짱다리 '이중고'

휜 다리 관절염 환자는 통증으로 활동이 불편한 데다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황씨처럼 이중고를 겪는다. 노화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는 중년 여성이 미용적으로 자신감을 잃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불편한 걸음걸이 때문에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등 갱년기 우울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O자로 휜 다리는 자신의 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교정할 수 있다. 다리모양을 반듯하게 해 특정 부위에 가해지는 무게중심을 분산시키고 남아 있는 연골 쪽으로 체중이 실리도록 하는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인공관절 수술 없이 자기 관절을 그대로 살리면서 통증을 줄이고 휜 다리도 교정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 휜 다리 관절염 해법은?

나이가 들면서 O자형으로 다리가 휜 경우는 대부분 중기 관절염 단계로, 바깥쪽 연골은 건강한데 안쪽 연골만 닳았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경우에는 무릎 안쪽 연골에 실리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덜어주는 치료법이 효과적이다.


종아리뼈(경골)를 바로 잡아 안쪽 관절에 실리던 부담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교정절골술이 바로 그것. 평균 시술시간은 30분 내외다. 3∼4일이면 퇴원이 가능하고 보행까지는 4∼6주가 필요하다.

무릎 내 주요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두는 시술이기 때문에 관절염 발병 이전의 활기찬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완전히 회복된 후에는 조깅이나 등산과 같은 운동도 가능해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교정절골술은 골반뼈부터 무릎·발목을 잇는 다리의 축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수술 각도는 대퇴골과 무릎·발목 관절을 살짝 X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단 다리가 심하게 휘었거나 뼈가 약한 경우, 인대손상 및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염증 반응이 심한 경우에는 교정절골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X-선 검사를 했을 때 무릎뼈가 안쪽으로 10도 이상 휘어져 있거나 △연골이 안쪽만 손상돼 있으며 △양 발을 일자로 모으고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의 간격이 5cm이상 벌어져 있고 △조금만 무리를 해도 다리가 붓고 아플 때 교정절골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위 경골 외반 절골술'이 정식명칭인 교정절골술은 바깥쪽 뼈를 들어내는 폐쇄형과 안쪽에 인공뼈를 심는 개방형이 있다. 폐쇄형은 바깥쪽으로 휘어진 종아리뼈를 절개해 각도를 교정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잘라낸 만큼 키가 작아지고 신경혈관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종아리 안쪽 뼈 사이의 간격을 벌려서 인공뼈를 넣고 나사로 고정하는 개방형이 주로 사용된다.

◆ 쪼그려 앉는 동작 피해야

우리나라는 쪼그리고 앉는 등 좌식문화가 발달한 생활습관 때문에 후천적으로 휜 다리가 서양인에 비해 많다.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가사와 육아 활동으로 자주 쪼그리는 자세를 취하면 무릎 안쪽이나 뒤쪽 연골판에 큰 부하를 주고 중년의 경우 퇴행으로 약해진 연골판이 파열되면 급속도로 다리가 휠 수 있다.

또 살이 찌면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연골마모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흔히 체중이 1㎏ 늘어날 때마다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4~7배 증가한다. 따라서 관절염 예방에 있어 체중관리는 필수적이다. 건강한 식단을 짜고 적당한 운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이상적인 몸무게를 확인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활습관의 개선도 필요하다. 방석보다는 의자에 앉고 되도록 침대와 좌변기를 사용해 무
릎을 완전히 구부리는 동작을 줄이도록 한다. 계단 이용도 가급적 피하고 등산 등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 자전거타기 등을 꾸준히 해서 무릎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 또한 매일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과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으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관절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좋다. 다리가 휘는 것 같고 3개월 정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바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