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용의자 자수’ 사진은 피해자 강씨의 아버지. /사진=뉴시스
‘크림빵 용의자 자수’ ‘크림빵 뺑소니 사건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19일 만에 용의자 허모씨가 자수하며 일단락된 가운데, 애끓던 심정의 유가족들은 오히려 허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지난 10일 밤 청주시의 한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크림빵을 들고 가던 남성이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강모(28)씨로 사범대를 수석 졸업했으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화물 트럭 운전 일을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아내를 뒷바라지했다.

이날 사고가 나기 10분 전, 손에 봉투 하나를 들고 있던 강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좋아하는 케이크는 못 샀다. 미안하다. 대신 크림빵을 샀다. 새별이(태명)한테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0분 뒤, 강씨를 강하게 들이받은 (경찰수사에서 드러난) 회색 윈스톰 차량 한 대가 유유히 길을 빠져나갔다.

이 사건은 안타까운 사연만큼이나 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계속해서 용의자를 추적하는 글을 게재했고, 이 글들 중 단서라고 판단한 경찰은 윈스톰 차량을 특정해 추적했다.

급물살을 타던 사건은 발생 19일 뒤인 29일 오후 7시쯤 한 여성의 전화로 막을 내리게 됐다. 가해자 허모씨의 아내였다. 그는 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남편이 뺑소니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왔다”며 “자수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경찰이 와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 방문 당시 허씨는 종적을 감췄고, 밤 11시가 지나서야 경찰서로 자수를 해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죄를 짓고 못 산다. 숨을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허씨에게 고맙다고 말을 건넨 사람이 있었다. 피해자 강씨의 아버지였다. 강씨의 아버지는 “가족이 너무나 고마워했다. 처음부터 원망은 하지 않았다. 그 사람도 한 가정의 가장일 텐데… 우리 애는 땅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고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자수를) 잘 선택했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피의자를 오히려 위로했다. 이어서 “가족도 있을 텐데 그 사람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거듭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크림빵 아버지, 뺑소니 아버지, 그리고 손내민 아버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번 일은 아내에게 빵을 사다주던 가장과 가장을 친 다른 남자, 아들을 친 남자에게 손을 내민 아버지의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더욱 뭉클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