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태어난 ‘올 뉴 투싼’은 부드럽게 움직이고 안정적으로 서며 시원한 시야를 자랑했다.
3월의 마지막 날.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자욱하게 낀 해무, 그리고 곳곳에서 진행 중인 공사까지…. 최악의 드라이빙 환경 속에서 ‘올 뉴 투싼’ 시승회가 인천 송도에서 열렸다.
송도 도심 서킷에서 베어즈베스트청라GC를 경유해 출발점까지 돌아오는 총 100㎞ 구간을 e-VGT U2 1.7 디젤 엔진과 e-VGT R2.0 디젤 엔진을 탑재한 두 트림을 번갈아가며 시승했다.
◆ 날렵·강인… 산타페 못잖네
올 뉴 투싼은 상위 모델인 싼타페와 닮았다. 차체 크기가 싼타페에 비해 작아 보이지 않는다. 측면 길이를 보면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정면과 후면의 풍채는 중형 SUV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당당함이 느껴진다.
물론 ‘올 뉴 투싼’은 산타페보다 작지만 이전 모델인 투싼ix(전장 4410mm, 전폭 1820mm, 전고 1655mm, 휠베이스 2640mm)에 비해 더 커졌다. 측면 길이가 전장 4475mm, 전폭 1850mm, 전고 1645mm, 휠베이스 2670mm로 넓어진 것.
트렁크 공간도 이전 모델보다 48ℓ 증가한 513ℓ의 용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1094mm의 트렁크폭을 확보하며 넉넉함을 자랑한다.
여기에 대형 헥사고날 라디에이터가 싼타페를 연상시킨다. 또한 섬세하고 날렵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한 측면과 좌우로 확장된 날렵한 리어콤비램프의 후면부를 통해 강인한 SUV의 이미지를 선사한다.
새옷을 입은 올 뉴 투싼의 가장 큰 변화는 색상을 통해 젊음을 꾀했다는 점이다. 이름 하여 '피버'(Fever, 열정) 패키지. 올 뉴 투싼 모델만 적용되는 색상 옵션으로 블루, 오렌지 등의 외관 컬러사양에 따라 실내 역시 같은 색상이 조화를 이룬다. 시트는 물론 데시보드, 센타페시아, 심지어 안전벨트마저도 외관의 색상으로 통일시켰다.
실내 공간도 여유가 느껴진다. 좌우 너비는 웬만한 중형 세단 못지않고 뒷좌석 레그룸도 다리를 뻗는 데 부족함이 없다. 센터콘솔 등 수납공간도 충분하다. 소형 SUV와는 차이가 확연하다.
◆ 강렬하고 부드러운 주행
이제 본격적인 시승 시간. 먼저 탑승한 차량은 조금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 R2.0 디젤 엔진이 탑재된 차량이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디젤차 특유의 털털거림은 느낄 수 없다. 디젤차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소음과 진동이 적었다.
액셀 페달을 밟자 부드러우면서도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특히 고속 주행의 안정감은 만족할 수준이었다. 운전 모드를 ‘에코, 노멀, 스포츠’ 3개 중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다소 무거운 느낌이었지만 이 정도면 SUV로서 준수한 수준이었다. R2.0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힘이 고속 주행 시에도 무리 없이 편안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 부드럽고 민첩하게 작용하는 제동성능은 운전자로 하여금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을 선사했다. 특히 빗길과 짙은 해무 등 악천후 속에서 치러진 시승인 탓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았지만 불안하거나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R2.0 모델의 좋았던 점 하나 더. 1열부터 2열까지 이어지는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했다. 덕분에 머리 위로 봄비 내리는 송도의 하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최첨단 기능도 인상적이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등 안전 사양이 대거 장착됐다. 다만 고속주행 시 커브에서 핸들링이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후 U2 1.7 디젤 엔진이 탑승된 차량은 도로 사정상 직접 운전하지 못했지만 달리는 힘은 R2.0 디젤 엔진 못지않았다. 다운사이징 엔진 탓에 힘이 달릴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였던 것.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자체는 더 가벼워지고 부드러워지면서 고속주행의 안정감을 더했다. 시승 중 연비는 e-VGT R2.0 디젤 모델이 13.4㎞/ℓ, e-VGT U2 1.7 디젤 모델은 15.7㎞/ℓ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 측에서 밝힌 공인 연비(15.6km/ℓ)와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