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사진=뉴스1
재계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기 위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재계 총수와 CEO들은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인도시장 투자 확대 방안 등을 모색했다.

재계 수장이 해외 국가수장을 만나기 위해 한 곳에 모인 것은 지난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방한했을 때 이후 약 1년 만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19일) 오전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재계 총수와 회동을 가졌다. 재계 총수와 CEO들은 이날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투자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면담은 개별로 최소 15분에서 40분까지 이뤄졌다.

첫 번째 미팅을 가진 인물은 정몽구 회장이다. 이날 정 회장은 정의선 부회장과 대동했다. 양측은 미팅에서 지난해부터 검토해 온 인도 3공장 건립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 2위를 기록 중이지만, 시장 점유율(16.2%)은 1위인 스즈끼마루티(42.9%)에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제3공장 증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자동차시장이 매년 급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3.2% 증가했고 올해는 7.8%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인도 3공장 설립 여부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을 대동하고 모디 총리와 30여분의 면담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의 중저가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 라바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우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2%를 기록해 18%의 마이크로맥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초 인도에 자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삼성 Z1'을 10만원대에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보급형인 '갤럭시 코어 프라임'과 갤럭시E7·E5 등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 사장은 모디 총리에게 "휴대폰 단말기와 네트워크 사업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 서쪽 사업 협력 강화를 요구했다. 인도의 서쪽은 '자동차 강판' 등 철강 하공정 부문이 집중된 지역이다.

다만 포스코의 10년 숙원 사업인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오디샤 주정부와 제철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프로젝트는 제철소와 함께 철광석 개발을 위한 광권, 전용항만 제공 등 투자규모만 1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포스코는 환경 훼손을 우려한 NGO단체와 주민들의 반대, 광권 확보 분쟁으로 아직까지 제철소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안승권 LG전자 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약 15분간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내 사업 확대에 지원을 당부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에 진출해 뉴델리와 푸네에서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에 휴대폰 생산라인을 가동하다 철수한 바 있으며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 상황에 따라 스마트폰 공장을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측의 요구로 만남이 이뤄진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모디 총리와 인도의 선박 건조 발전을 위해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박 사장에게 현대중공업의 각종 군함 제조 경력을 거론하며 인도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디총리는 이날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소를 둘러보고 최길선 회장 및 권오갑 사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 롯데의 현지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2010년 인도 첸나이 지역에 초코파이 생산 공장을 준공한 롯데제과는 현재 델리 지역에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7월 준공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인도는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