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3년차인 정종진(28·20기)/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경륜 데뷔 3년차인 신예 정종진(28·20기)이 올 시즌 벨로드롬 '태풍의 핵'이 될까.



26일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기 수석졸업생 정종진의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정종진이 2주전이 지난 19회차, 경륜 선배이자 경륜을 대표하는 슈퍼특선급 김민철·이욱동·김동관 등을 제치며 연거푸 3승을 쓸어 담은 것.



관전평 역시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눈부셨다는 게 지배적이다. 흔히 말해 '잘 풀렸다' 또는 '운이 따랐다'라고 하는 '마크 추입승'도 아닐뿐더러 특정 선수 즉 라인의 도움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전히 자력에 의한 그야말로 완승이었다.



유독 약했던 결승에서의 이 한풀이는 그간의 부족했던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앞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종진은 사실 언제 터지느냐가 문제일 뿐 벨로드롬 안팎으로 기대를 받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중에는 특유의 성실함이 기대를 키웠던 한 배경이다.



정종진은 육상과 축구에 재능이 많던 덕산중 시절,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사이클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체고를 나와 실업팀 부상경륜공단과 상무를 거쳤으나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절친 류재열과 박건비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것 역시 그렇다.



경륜 데뷔 때도 마찬가지. 훈련원마저 재수와 삼수를 거칠 만큼 통과마저도 쉽지 않았던 정종진은 좌절 대신 인내심을 키웠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또 채워 마침내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것도 잠시, 데뷔 때 훈련원 시절 자신보다 성적이 떨어진 동기 이으뜸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슬로 스타터' 정종진의 각종 순위 랭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35위에 불과하던 성적이 올 시즌 현재 9위로, 또 30위권 밖이던 상금과 다승부문은 각각 9위와 6위로 껑충 뛰었다.



특유의 근성, 성실함 못지않은 정종진의 장점은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이다. 즉 다양한 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상대나 상황에 따라 선행과 마크 추입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데다 최근 시야까지 넓어지면서 운영능력이 급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슈퍼특선급이나 경륜 간판이 되기 위해서는 숙제가 남아있다. 웬만한 강자들을 한 번씩 꺾긴 했으나 지역 연대의 최강으로 꼽히는 김해팀 소속 선수에겐 유독 약한 구석이 있다. 이중 박용범과 이명현에겐 각각 5전 전패와 3전 전패의 쓴맛을 다셔야 했다. 하지만 황순철·박병하·이현구를 이겨봤기에 김해팀을 해볼만하다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예상지 '최강 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흔히 아마 때 화려했던 스타급 선수들이 정작 프로무대에선 자기 관리를 못해 허덕이는 모습을 많이 봤다. 반대로 정종진은 마치 느림보 거북이 같은 경우"라면서 "특유의 성실함, 그리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배인 특유의 근성이 정종진의 남다른 성장 동력"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