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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5년 현재, 내집이라는 욕망을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왔다. 거품 빠진 집들이 쏟아져 나오고 부동산규제가 공고한 사슬을 풀었다. 그럼에도 소비자, 즉 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언제 또 집값이 폭락할지 몰라 지금 집을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머니위크>는 직면한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짚어보고 과연 위험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이대로 조금만 더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았으면 합니다. 내후년까지 기존에 있던 물량을 털어내면 주택사업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 나설 예정입니다. 제발 그때까지 시장이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최근 모 건설사 간부가 건넨 말이다. 그의 발언은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는 상황과 전면으로 대치된다. 이는 건설사조차 국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건설사들은 입주 시점에 몰아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에도 올 들어 40만가구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밀어내기식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을 털기 위한 목적이 숨어있다.
◆ 주택사업서 발 빼는 건설사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올해 9개 사업장에서 총 1만1487가구를 분양할 계획인데 이마저도 대부분 주인이 정해진 조합원 몫이고 일반분양 물량은 3102가구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분양물량은 과거에 수주한 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결과물로, 삼성물산이 올해 신규로 수주한 건은 단 한건도 없다. 따라서 올해 1분기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약 60%나 급감했다.
주택사업부 규모도 계속 줄이는 추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주택사업부를 빌딩사업부로 통합했다. ‘래미안’을 1등 주택브랜드로 만든 부사장 이하 임원들이 지난 2012년 이후 대거 퇴임했고 주택사업부 인원도 계속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한화건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주택사업본부가 개발사업실로 축소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에는 주택사업 관련 팀들이 건축사업본부로 흡수됐다. 결국 한화건설에는 주택을 제외한 건축·토목·플랜트사업본부만 남은 셈이다.
또 한화건설은 주택부문의 매출비중이 지난 2007년 53%에서 2012년에는 16%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줄어든 주택부문 매출은 해외수주사업으로 만회했다. 지난 2007년 매출 1%에 불과했던 해외사업 부문의 매출은 올 들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앞으로도 한화건설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의 입지 강화를 꾀하며 해외매출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다.
GS건설도 지난 2012년 말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2009년 당시 전체 매출의 약 34%를 차지한 주택사업비중은 올해 15%로 반토막 났다. 플랜트와 토목·건축·전력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다.
◆ 신사업으로 외도 나선 건설사
현재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을 축소하고 해외사업이나 아예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두산건설은 한때 전체 매출에서 최대 60%에 육박하던 주택사업비중이 최근 30% 수준으로 줄었다. 두산건설의 기자재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주택사업부 매출비중이 2010년 71.8%에서 2016년에는 24.2%까지 감소하는 대신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메카텍과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의 매출이 41.1%로 급증해 기자재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를 끌어들여 면세점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5월 말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사업지를 용산 아이파크몰로 정하고 서울 시내면세점 2곳에 대한 일반경쟁입찰에 참여했다.
그동안 주택건설사업에 치중해온 호반건설은 쇼핑몰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3년 4월 판교 신도시에서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열며 쇼핑몰사업에 나섰다. 올 5월에는 광교 신도시에 '아브뉴프랑 2호점'을 열었다. 특히 호반건설은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국인 광주방송(KBC)을 운영하며 주택 이외의 사업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임대주택사업에 주력하면서 기반을 쌓은 부영은 사업 다각화의 하나로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에 호텔·면세점·월드타워·워터파크 등이 한곳에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건립 중이다.
부영은 지난 2011년 무주덕유산리조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12년 10월 전남 순천시와 제주 서귀포시에 골프장을 개장해 운영 중이다. 비록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도 뛰어드는 등 레저사업으로 활동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 불확실한 전망… "돈 되는 건 다한다"
한때 '한라비발디'를 앞세워 아파트사업으로 매출을 크게 올린 한라건설은 사명을 '한라'로 변경했다. 오는 10월1일 사명변경 2주년을 맞는 한라는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해 주택을 대체할 신규사업으로 환경·에너지·외국 플랜트사업을 내세웠다.
신규사업을 위해 회사는 열병합발전과 바이오에너지를 담당하는 바이오사업단, 산업용 세라믹을 활용한 특화수처리사업단을 새로 설치했다. 또 태국 바이오매스투자회사인 PPC와 합작투자로 우드칩(원목을 칩 형태로 자른 나무) 공장을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에서 속속 성과를 냈다.
이밖에 계룡건설은 자동차 판매와 정비, 중고자동차 매매, 여신금융업, 할부금융업, 장묘사업, 약품제조와 처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지난 2000대 초반과 같은 장기간 호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사업도 저유가 여파에 따른 수주 기근 탓에 그야말로 돈 되는 사업에 모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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