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기업에 근무 중인 30대 직장인 A씨와 B씨. 둘은 올해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5년째가 된 입사 동기다. 엇비슷한 수준의 대학을 졸업한 이후 연봉과 직책, 가정환경 등 모든 조건이 비슷하지만 최근 들어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활비 명목의 대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A씨는 시중은행을 통해 연 4.5% 수준의 저금리대출을 받은 반면 B씨는 시중은행보다 3배가량 많은 이자를 내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다. 둘의 운명을 가른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다름 아닌 신용등급이었다.
B씨는 잦은 휴대폰요금 연체와 카드 현금서비스·리볼빙 사용 등의 이유로 신용이 6등급까지 떨어졌고 이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대출불가’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안정된 직장에 정규직 직원인 데다 평소 주거래은행으로 해당 은행을 이용 중이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대출이 진행될 줄 알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올바른 신용등급 관리야말로 돈을 버는 지름길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한탄했다.
최근 재테크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뜨겁다. 사상 유래 없는 1% 저금리시대가 되면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율을 보장받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모으는’ 재테크 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신용등급 관리다. 같은 조건이더라도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악영향 1순위 ‘연체’
신용등급은 금융거래정보 등을 종합해 1~10등급으로 나눈 수치다. 통상 1~3등급 사이를 우량등급으로 분류하며 7~10등급은 연체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자로 분류한다. 저신용자의 경우 신용불량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금융거래 시 이자비용 증가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신용평가회사는 ▲연체정보 ▲대출·보증정보 ▲신용개설정보(신용·체크카드 등) ▲신용조회정보 등 4가지 기준을 종합해 신용등급을 산출한다. 다만 신평사마다 평가항목에 대한 반영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거래 기록이 전무한 상황이라면 5~6등급 사이에서 신용등급이 시작된다. 이후 카드사용을 포함한 각종 금융거래를 연체 없이 꾸준히 이어갈 경우 등급은 단계별로 오른다.
반면 연체가 발생할 경우 신용등급 관리에 치명적이다. 현재 개인 신평사들은 10만원 이상을 영업일 5일 이상 연체하면 신용평가에 부정적 요소로 반영한다. 따라서 단기간이고 소액이라 하더라도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카드론·현금서비스 사용 역시 신용등급 하락을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4년간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사용자 중 절반은 카드사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별 현금서비스 이용 신용등급 강등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 9월까지 8개 카드사를 통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4526만명 중 46.6%인 2295만명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현재 보유 중인 채무가 적정수준을 넘어설 때도 신용등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과도한 채무는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체위험 상승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이밖에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한 대출 또는 현금서비스 등은 불량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이것 역시 신용등급 산출 시 부정적 요인으로 반영된다.
/이미지투데이 ◆올바른 신용등급 관리법
만약 현재 여러 건의 연체로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에는 오래된 연체부터 변제하는 것이 좋다. 연체기간이 동일하다면 연체금액이 큰 건부터 해결해야 한다. 부채규모가 과도할 경우 여력이 된다면 일부라도 상환하는 편이 좋다. 부채규모를 줄이면 신용 개선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다중채무가 있을 때는 한곳의 금융사로 모아 관리하고 대출의 경우 분할상환으로 상환비율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체크카드를 활용하는 것도 신용관리의 한 방법이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신용자의 경우 이력조회가 힘든 현금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해 소액이라도 꾸준히 사용하면 신용평점이 올라간다.
또 휴대폰 요금뿐만 아니라 세금, 건강보험료, 과태료 등 각종 모든 연체가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제때 납부해야 한다. 만약 회사 일 등의 이유로 세금납부에 매달 신경을 쏟기가 힘들다면 자동이체를 통해 공과금을 관리하는 편이 현명하다. 이밖에 타인의 대출에 보증을 서는 경우 주채무자의 연체유무와 상관없이 보증인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신용등급이 개선된 후에는 ‘금리인하 요구권’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고객이 신규대출 뒤 신용상태가 좋아질 경우 은행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신용등급 관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대출이 잘된다? (정답 △) →대출은 신용등급 외에도 직업·소득 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살펴본 뒤 이뤄진다. 만약 직장인이라면 다니는 회사의 신용도도 고려해야 할 중요요소 중 하나다.
▲신용조회를 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정답 X)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하기 위해서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득이 높으면 신용등급이 높다? (정답 X) →신용등급과 소득은 관계가 없다. 물론 소득이 높고 안정적이면 대출을 받을 때 유리하지만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데 소득은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다.
▲연체금을 갚아도 신용등급이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 (정답 O) →연체기록은 일정 기간 보존되며 신용도 평가에 영향을 준다. 단기연체의 경우 3년간, 장기연체(90영업일 이상)의 경우 5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