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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다사다난했던 을미년이 저물고 있다. <머니위크>는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주목했다. 서울은 올 한해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지역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은 꿈틀거리고 있다. 2015년 바뀐 서울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봤다.
이렇다 보니 올해 새로 떠오른 랜드마크를 꼽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섣불리 기사를 썼다가는 ‘거기가 왜?’라는 독자의 물음에 시달릴 것이다. 이에 정치·경제·사회·문화전문가 4명에게 각자 생각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어디인지 물었다.
◆민중의 발언대 '광화문광장'
- 유찬종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
지난 11월14일 광화문광장에는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13만명(경찰 추산 6만8000명)이 모였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고 한중 FTA를 비판하기 위해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것.
지난 2009년 8월 개장할 당시만 해도 플라워 카펫, 메모리얼 수로, 이순신 장군 분수, 세종대왕 동상 등 시민이 자유롭게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정부에 대한 민심을 전달하는 자리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에게 민중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소망이 만든 현상이다.
◆욕망의 집합체 '제2롯데월드'
-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지난 8월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집안싸움에 온 나라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승기를 잡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후 곧장 향한 곳은 제2롯데월드였다. 이렇듯 제2롯데월드는 롯데라는 거대그룹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또 제2롯데월드는 신 총괄회장의 개인적 욕망과 국가안보의 일부를 내주면서까지 롯데에 특혜를 준 정부의 오판 등 여러 이해관계가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곳이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서울시민의 허탈함은 컸다. 그럼에도 최고·최대·최첨단이라는 기능성과 용인, 성남, 분당 등 외부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에서 볼 수 있다는 시각적인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
제2롯데월드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거나 지표라는 일각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올해 시민에게 회자되고 파생된 논란을 통해 서울의 진정한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자격요건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계륵에서 보배로 재탄생 '세빛섬'
- 최원철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
할리우드 영화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1390억원의 공사비를 들였지만 운영주체를 찾지 못해 일부 시설만 열어 놓은 채로 사실상 방치됐던 애물단지 세빛섬이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론될 만큼 명소가 됐으니 말이다.
세빛섬은 3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먼저 가빛섬은 세계 최초의 플로팅 아일랜드 컨벤션센터로, 폭우가 내리면 수위가 최대 16m까지 올라가고 유속이 빠른 한강에서 제자리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주로 식음료매장으로 꾸며진 채빛섬은 꽃봉우리 모습으로 설계된 독특한 외관 덕분에 가장 인기가 좋다. 솔빛섬은 요트 선착장과 클럽하우스 등으로 구성됐으나 지금은 일반 전시장처럼 활용된다.
올해가 세빛섬 환골탈태의 해였다면 내년은 서울을 넘어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도약하는 해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시민의 관심이 절실하다. 영화 <어벤져스> 열풍 이후 별다른 홍보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 '문래동 예술촌'
- 송광찬 도시전문 사진작가
서울에서 문래동처럼 이색적인 장소도 드물 것이다. 서울의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인 196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철강단지에 언제부턴가 트렌드에 민감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잿빛이던 골목골목에 예술 꽃이 피어났다.
철공소 대부분이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낮이면 철을 다듬는 쇠망치 소리, 날카로운 절삭기 소리가 귀를 찌른다. 동시에 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거리에는 색색의 벽화와 철재 조형물, 아기자기한 카페의 풍경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과거와 현재, 산업과 예술 등 서로 다른 것들이 공존하는 매력 덕분에 최근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지나간 젊은 시절의 추억을 곱씹어 보고 싶은 부모 세대, 한국 근현대사를 직접 체험하길 원하는 외국인 등 인종과 나이도 다양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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