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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겨울철은 거래 비수기라는 계절적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린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강남 재건축단지에 불어 닥친 매맷값 하락이 전체 주택시장 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왜 전문가들은 강남 4구의 재건축 매맷값 하락을 '콕' 집어 국내 부동산시장 전반의 위기를 점치는 것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 한해 동안 서울의 기존 주택 매맷값과 재건축 단지 매맷값 변동률 비교를 통해 강남 재건축 매맷값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실제로 얼마나 큰지 알아봤다.
◆ 소문난 잔치 '강남 재건축'
2015년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은 지난 2014년 말 부동산 3법(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 이득금 환수 금지, 재건축 때 3주택까지 분양 허용)의 국회통과를 비롯해 정부의 관련 규제 완화 기조 덕분에 오랜만에 호황을 누렸다.
2015년 10월 분양한 반포 래미안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는 3.3㎡당 평균 4257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다. 또한 지난해 분양한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739만원으로 일반 분양 단지(평균 1157만원)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청약 경쟁률도 치솟았다. 송파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전용 39㎡C의 경우 4가구 모집에 1338명이 신청해 334.5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2015년 3월은 상반기 재건축 단지 매맷값 변동률이 정점을 찍었다. 당시 기존 주택의 매맷값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로 연동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4월이 되면서 움직임이 달라졌다. 4월 둘째 주와 셋째주에 하락하던 재건축 단지 매맷값 변동률이 반등했다.
분양시장에 불이 붙었다는 기사가 쏟아질 정도로 4월은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기존 주택 매맷값은 이 기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5월 이후에는 재건축 단지 매맷값 변동률이 큰 폭으로 널을 뛰었으나 기존 주택 매맷값은 사실상 보합을 유지했다.
3월까지 기존 주택과 재건축단지의 매맷값이 궤를 같이한 것 역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영향으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과거에도 여러번 목격된 바 있기 때문.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부동산 활성화 대책인 '4·1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 나오기 전달인 지난 2013년 3월 -0.26p를 기록한 기존 주택 매맷값 변동률은 4월 -0.13p, 5월 -0.05p로 하락 폭을 줄였다.
대책 발표 후 3개월 만에 다시 하락 폭이 커져 -0.21p를 기록했다. 7월에도 대책이 나왔지만 후속대책 수준에 그쳐 하락 폭은 -0.33p로 더욱 늘었고 다음 달인 8월 '8·28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을 내놓자 다시 하락 폭이 -0.29p로, 9월 -0.05p로 줄어들었다.
◆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
그 이후로 총 11번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는 동안 이런 추세가 줄곧 이어졌다. 대책 발표 후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잠시 과열됐던 부동산시장이 이른바 '약발'이 떨어져 다시 조정국면을 맞는 비슷한 양상이 반복됐다.
조사 범위를 강남 4구로 좁혀 보니 '강남 재건축단지 매맷값의 주택시장 바로미터설'의 실체가 드러났다. 서울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와 다르게 강남구와 강동구의 재건축단지와 기존주택 매맷값 움직임은 1년 내내 유사한 양상을 띠었다.
'잠실주공5단지', '크로바' 등의 재건축단지가 있는 송파구와 '반포동 미도1차' 재건축 단지가 있는 서초구는 2015년 10월까지 재건축단지와 기존 주택 매맷값 움직임이 비슷했으나 전달 정부의 '9·2 주거안정대책' 발표로 방향이 갈렸다.
당시 정부가 내세운 대책의 명분은 서민 주거안정이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렇다 보니 호재가 많은 서초구와 송파구의 재건축 단지 매맷값 상승이 상대적으로 가파랐던 것.
이는 강남 재건축 단지 매맷값이 주택시장 바로미터로 사용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동시에 정부와 전문가 등이 부르짖던 '강남 재건축단지 매맷값의 주택시장 바로미터설'은 허구였던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통해 강남 재건축단지에 혜택을 몰아주면서 아앳목을 데우는 데 성공했으나 윗목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이어 "정부는 강남 재건축이 주택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미국이 결국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올해 2월부터 대출 규제가 시행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시장을 온전히 이해하는 안목이 전실한 때"라고 꼬집었다.
한편 강남 재건축 단지 매맷값에 기존 주택 매맷값보다 도리어 전셋값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확정을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재건축사업의 본격화에 따라 강남 인근 전세 수요가 늘면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겠나"라고 풀이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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