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대'.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판단할 때 그 기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 잣대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면 그 기능을 잃게 된다. 특히 공(公)과 사(私)는 물론 도덕성이 결여된 경우라 든가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적용하는 잣대의 기준은 더욱 공명정대해야 한다. 그런데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국민정서법’에 반하고 도덕성이 결여된 고무줄 잣대를 적용해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최근 전남도가 서기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이낙연 지사의 측근을 상근직 정무특보로 위촉했다. 정무특보로 임명된 이 모(49)씨는 이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권리당원 당비를 대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 받고 출소한지 불과 4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아 정무특보로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지역 시민단체도 도덕성이 결여된 이번 정무특보 인사를 두고 편법 보은 인사, 측근 챙기기라 비난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번 인사는 이 지사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방침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편법인사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도지사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전남도는 “지사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쓴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무특보는 도덕성과 청렴이 강조되는 자리로 도정을 보좌하는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의회는 물론 시민단체와 언론과의 소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법을 지키지 않아 교도소를 다녀온 사람을 중용해 자신의 곁에 둔 이낙연 지사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이낙연 지사가 이런 흠 있는 정무특보를 곁에 두고 어떻게 전남도정을 이끌지, 직원들에는 영(令)이나 설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도정을 이끄는데 사사로운 욕심이나 정(情)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여기 저기서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낙연 지사가 취임 초부터 ‘공정한 인사’를 줄기차게 외쳐왔기에 이번 측근 챙기기 보은인사가 더욱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이 일로 인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입바른 소리가 도민에 먹혀들어갈지 의구심마저 든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헌법보다 무서운 ‘국민정서법’이 이 지사의 행동거지를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