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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은 올해 상반기 내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기존 이란 수주 실적이 없는 건설업체 중 이란 지사 설립에 나서는 곳은 SK건설이 첫 번째다. 다만 인력을 파견할 규모와 현지 지사로 사용할 건물의 임대계약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란은 산유국임에도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수입해야 할 정도로 정유설비가 낙후된 상태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이란 정부가 앞으로 화공플랜트를 비롯한 석유·가스 인프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SK건설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건설은 매출의 약 절반을 정유·석유화학·LNG 플랜트 등 화공플랜트에서 올렸으나 최근 저유가 장기화로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화공플랜트 발주가 지연 또는 취소되면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수주를 위해 SK건설은 협력관계인 중동 금융사 인력 풀과 함께 기존 중동 사업장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터키 유라시아 터널 공사와 같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의 수주전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 관계자는 "강점이 있는 화공플랜트 수주에 우선 집중할 방침"이라며 "이후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건설이 당분간 손에 잡히는 성과를 올리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여전히 국내법에 따라 이란과의 무역 거래에서 달러를 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탓이다. 대규모 플랜트 사업 수주엔 대부분 달러가 활용된다.
원-유로 직거래 시장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 무역 거래 결제는 반드시 원-달러 시장을 거쳐야 한다.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유로로 환전하는 이중 작업을 거쳐야 하나 이는 법적으로 불확실한 면이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에서 달러를 간접적으로 이용되더라도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미국 재무부에 문의했으나 여전히 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미 정부가 확인해주기 전까지는 수주가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재부에선 이란과의 교역에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결제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결제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하겠다면 서도 정확한 시점이나 대략적인 전망에 대해선 답변하지 못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란 정부가 서방제제로 인해 동결됐던 이란 정부의 국외 자산이 1000억달러로 대규모 플랜트 발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지만 관련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란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인프라 건설 사업 발주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더욱이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형국이어서 화공플랜트에 대한 투자도 묘연하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일단 이란 시장 동향을 주시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건설에서 지분 투자를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며 "우리나라의 건설사 등이 직접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겠으나 자금 여력을 갖춘 글로벌기업이 이란에 진출, 정유·화력발전소 등의 공사를 수행할 때 시공사에 참여하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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