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인 김은희씨(41)는 한달 전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회사 주변에 증권사 지점이 없다. 20분가량 시간을 낼 수 있지만 은행업무를 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가고 오는 시간만 따져도 30분은 족히 걸린다. 점심시간에 시간이 남아 은행을 찾은 적도 몇번 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차례가 오기도 전에 회사로 돌아와야 했다. 점심식사를 거르고 가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김씨의 고민이 해결됐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는 시행 첫날인 지난 22일 6개 증권사에서 약 1000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사진=키움증권

불 붙은 고객유치 경쟁

초반 성적표는 온라인에 특화된 키움증권이 가장 돋보였다. 키움증권은 서비스 첫날 200개가 넘는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3일 만에 1426개까지 늘렸다. 이어 KDB대우증권이 지난 24일까지 752개의 비대면 계좌를 개설시켰고 유안타증권이 388개로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각각 267개와 200개 수준의 계좌를 개설했다.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 가입 시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증권사마다 조금씩 방식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기존 금융계좌에서 소액을 이체해 본인인증을 하거나 영상통화로 직원이 얼굴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실명확인을 한다.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는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앞당겨 시행됐다. 증권사들은 많은 지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한 은행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고객확보 차원에서 상품권 증정, 거래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내걸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가입자 확보 위한 혜택

KDB대우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로 계좌를 개설한 선착순 1000명의 고객에게 신세계 상품권 2만원권을 증정한다. 이벤트 기간 내 해당 계좌로 1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갤럭시 기어S2 클래식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로 뱅키스 주식계좌를 신규개설하는 고객 전원에게 5년간 온라인 거래수수료 무료혜택 및 1만원 상품권을 선물한다. 100만원 이상 거래 시 5명을 추첨해 각각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5(OH)! 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계좌개설 후 100만원 이상 입금한 선착순 1000명에게 1만원 상품권, 100만원 이상 거래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각각 제공한다.


유안타증권은 홈페이지·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실명확인을 거쳐 계좌개설을 할 수 있는 ‘스마트 계좌 개설’ 서비스로 가입한 신규고객이 주식거래 시 선착순 1000명의 고객에게 신세계상품권 1만원을 선물한다. 또 주식 매수금액에 따라 모든 고객에게 4만원을 추가 증정해 최대 5만원을 증정한다.

키움증권은 24명의 전담직원을 배치해 비대면 계좌개설 업무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인 만큼 가장 편리한 비대면 계좌개설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에서 적절하게 서비스를 시작해 앞으로 가입자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대신증권

◆소비자보호 강화 목소리

증권사들이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비대면 계좌개설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은행이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가입자 수가 많지 않고 장벽 또한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계좌개설 외에 다른 업무를 보려면 여전히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만큼 약관 확인과 같은 안전절차가 기존보다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따른다. 증권사 상품은 원금손실의 위험이 높아 대부분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 더욱더 꼼꼼한 약관확인 절차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계좌개설 수준이라 불완전판매 위험이 낮다”며 “하지만 계좌개설이 상품판매로 이어지는 채널이 된다는 점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보호 부분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