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동안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여성이 남편 사망 후 전처 소생 자녀들로부터 상속 대상이 아니라며 당장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자료사진=클립아트코리아


25년동안 혼인신고 없이 남편과 부부처럼 살아왔던 여성이 남편 사망 후 전처 소생 자녀들로부터 상속 대상이 아니라며 당장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전처와 사별한 뒤 홀로 삼남매를 키우던 남성 B씨와 25년 동안 동거하며 식당 운영을 도왔다. A씨는 "혼인신고를 하진 않았지만 시가 행사와 제사에 참석하는 등 A씨는 B씨의 배우자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편 자녀들과는 가까워지지 못했다. A씨는 "전처 사이에서 낳은 삼남매는 처음부터 저를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래도 묵묵히 남편 곁을 지키면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B씨가 세상을 떠나자, B씨 자녀들은 "A씨는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없다"며 A씨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우리가 25년 동안 함께 살아온 집과 식당, 예금과 연금 모두 남편 명의지만 밤낮없이 식당에서 일하며 함께 일군 재산"이라며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길바닥에 나앉아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사연을 들은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혼인 의사와 부부 공동생활 실체가 있었다면 법원은 사실혼으로 인정한다"며 "혼인신고라는 서류 절차만 빠졌을 뿐 부부로 살아온 관계를 일정 범위에서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A씨는 25년 동안 배우자로서 도리를 다해 왔다"며 "기간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사회적으로 부부로 인식된 경우 사실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사실혼 배우자에게 법률상 상속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민법상 상속권이 인정되는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라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은 없지만, 사실혼 관계가 확인되면 국민연금 유족연금이나 각종 사회보장급여를 청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사실혼 관계 확인 절차를 통해 법적 지위를 입증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남편이 생전에 아내에게 증여나 유증을 했다면 그 범위에서 재산을 취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속권은 없더라도, 아내가 사실혼 배우자임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으면 유족연금 등 각종 사회보장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국민연금법은 '배우자, 남편 또는 아내에는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사실혼 배우자도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될 수 있다.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 등도 마찬가지로 사실혼 배우자를 유족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남편이 국민연금이나 직역연금에 가입돼있다면 아내는 사실혼 배우자로 유족연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보통 사실혼 관계 전부 확인의 소라는 소송을 제기하곤 한다"며 "사실혼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도 이를 통해 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할 수 있기에 확인이 이익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경우 생존 당사자는 배우자의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내 검사를 상대로 과거의 사실혼에 대한 전부 확인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