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자격이 없는 대출명의인과 아파트 소유자를 모집한 뒤 허위로 전세계약서를 만들어 은행과 보험사로부터 36억여원을 불법 대출받은 조직폭력배 등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대출 자격 요건에 맞게 재직증명서, 입출금 금융거래내역 등을 위조해 은행 등으로부터 36억여원의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혐의(특가법상 사기)로 광주 모 조직폭력배 A씨(30)등 총책 13명, 모집책 5명, 대출명의자 27명, 아파트 소유자 16명 등 총 61명을 입건해, 이중 17명을 구속하고 4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를 비롯한 총책 및 간부급 13명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출조건을 맞추기 위해 유령회사 16개를 설립했다. 이들은 대출 명의자의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 근무서류를 허위로 만들고 가짜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시중은행과 보험사(은행 5, 보험사 3)로부터 최대 1억80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아 대출금의 60%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집책(브로커) 5명은 자신들의 친구, 선후배 중 신용등급이 낮고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일부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지인을 범행대상으로 모집해 대출을 받게한 뒤 약 10% 가량을 알선료로 받아 챙겼다.

대출 명의자 27명, 부동산 소유자 16명은 대부분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주거가 일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모집책 유혹에 쉽게 당했고 대출금의 20~30%가량을 받으며 기꺼이 범행에 가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 결과 총책 및 주요 피의자들은 부동산 중개사와 은행 등으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도록 대출 명의자와 부동산 소유자들을 사전에 교육하고, 금융권에서 ‘회사가 실제 존재하는지’, ‘대출 명의자가 회사에 실제 근무하는지’에 대한 조사에 대비해 사무실의 외관을 갖추고, 여직원을 채용 전화 응대하게 하는 등 치밀함으로 보였다.

또 대출 조건에 맞게 신용등급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대출 명의자 이름으로 신용카드를 적게는 2개, 많게는 16개까지 만들어 흥청망청 사용하고 그 사용액을 고스란히 대출 명의자들의 몫으로 부담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세자금 대출의 수혜자가 실제 무주택자가 될 수 있도록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며, 범죄자들의 불법이득에 대한 세금 환수를 위해 국세청에 관련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이 조직폭력배 손에 쉽게 들어간 것은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 대출(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심사가 형식적이고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 대출은 국가가 무담보로 무주택자들을 보증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은행에서는 관행적으로 형식적인 서류 심사만을 통해 적격, 부적격을 판단한다. 지난 2012년 ‘사기대출 정밀 스크린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우리 대출 관행상 실효적인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와 같은 대출사기 범죄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