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업계의 화두는 ‘외곽이주’다. 서울의 집값 부담으로 외곽지역의 주택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KTX, SRT(수서-평택고속철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각 지역에서 서울을 잇는 고속철도 교통편이 속속 마련되면서 많은 서울 직장인들이 경기도권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고속철도 역세권 분양단지가 큰 인기를 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속철도 역세권’이라고 홍보하며 분양한 단지가 사실상 역세권으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속철도 역세권으로 ‘핫’한 KTX 광명역세권과 동탄2신도시 동탄역세권 단지들을 직접 방문해 역세권의 가치를 따져봤다.

광명역 파크자이 1·2차 단지. /사진=최윤신 기자

◆광명역세권, 길 건너면 바로 역

광명역세권은 수도권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힌다.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인접했고 주변으로 다양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어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은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이 추가되며 ‘쿼트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인 KTX 광명역에 인접했다는 점이다.

광명역에서는 현재 KTX와 1호선 이용이 가능하다. 용산과 서울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각각 13분, 15분 만에 도달한다. 1호선의 경우 사실 노선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KTX광명역-여의도-서울역을 연결하는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광명역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여기에 시흥 월곶에서 시작해 KTX광명역을 거쳐 성남 판교까지 39.4km를 연결하는 월곶-판교 복선전철 또한 밑그림이 그려졌다.


기자는 지난달 25일 광명 역세권 지역에 위치한 단지들을 찾아갔다. KTX 광명역 동편(5·6·7·8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길 건너편에 GS건설의 광명역 파크자이 1·2차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광명역에서 대로를 건너면 바로 위치해 있어 이 아파트단지의 어느 동이든 300m 안팎의 거리에 광명역이 있다. 여기에 역사 앞에 위치한 버스환승센터에 공항버스는 물론 수도권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많은 것도 큰 이점이다.

광명역 태영데시앙 견본주택, 동탄역 더샵 센트레빌 2차 부지. /사진=최윤신 기자

광명역 서편(1·2·3·4번) 출구 방면으로 이동하자 광명역 푸르지오, 호반 베르디움, 태영데시앙 등의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동편에 위치한 단지에 비해 50m 정도 더 멀지만 도보 이동에 전혀 부담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버스환승센터가 동편출구에 위치한 점이 입지상 아쉬울 수 있지만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동편보다 훨씬 가까워 이를 상쇄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날 광명역 태영데시앙의 실계약이 진행 중이었다. 계약을 위해 방문했다는 김은숙씨(가명·31)는 “부부가 광화문과 용산으로 각각 출퇴근하는데 1호선이나 KTX를 이용해 빠르고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는 “앞서 분양된 단지와 비교했을 때 분양가에 이런 프리미엄이 미리 반영된 것 같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적다”고 아쉬워했다. 광명역 태영데시앙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420만원 수준이다.


동탄역-센트레빌. /사진=최윤신 기자

◆동탄역세권, 역까지 30분 소요되는 곳도  


이어 방문한 곳은 동탄 제2신도시. 수서발고속철도(SRT)와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 복합환승역인 동탄역이 들어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SRT를 이용하면 동탄역에서 강남 수서역까지 18분 만에 도달할 수 있으며 전국이 2시간 생활권으로 접어들어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인구의 유입이 클 것으로 업계가 주목한다.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SRT 동탄역 부지에서 인근 단지를 둘러봤다. 역 동쪽으로 이미 더샵센트럴시티 1차, 꿈에그린 등 많은 단지가 들어서 있다. 역 부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SRT 개통 시 강남지역으로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역세권을 강조하며 분양하는 단지 가운데 역세권의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곳이 있다. 이곳에서 최근 분양한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 2차’의 경우 아파트 이름에 ‘동탄역’이라는 이름을 넣을 정도로 역세권 입지를 강조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역세권으로서의 가치는 부족하게 느껴졌다. 역과 불과 300m 떨어진 1차와 달리 2차는 역까지의 거리가 직선거리로 1.2km에 달했다. 성인남성 걸음으로 15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여서 역세권이라고 보기 힘들다.

게다가 실제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따져보면 1.2km라는 거리조차 허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탄역 부지 서쪽에 위치한 경부고속도로가 통행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동탄초등학교와 마주보는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 2차 부지 입구에서 동탄역까지 동부대로 970번길을 통해 우회해 걷자 성인남성인 기자의 걸음으로 40분 가까이 소요됐다.


버스를 이용해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지는 못했다. 지도앱을 통해 인근 신미주아파트 정류장에서 63번, 200번 등을 탑승해 동탄역 부지 인근의 포스코 정류장까지 가는 데만 10분 이상 걸렸고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더하면 30분 가까이 소요됐다.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20분 만에 간다고 해도 출근시간은 1시간을 넘게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더샵센트럴시티 2차 분양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진행되면 그 위로 공원이 조성돼 도보이용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 내 상업지역을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은 비용 문제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동탄 1신도시와 2신도시를 잇는 핵심사업이니만큼 언젠가는 이뤄지겠지만 최소한 2020년 이후에나 완공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