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의 임기가 이미 지난 14일 만료됐지만 신임 사장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가 신임 사장 후보들 중 부적격 후보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총력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


18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사장 후보 중 한명인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박 상임고문이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맡아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점 등을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판단했다.


노조 측은 “지금이라도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사장 인선과정을 중단하고 부당한 세력의 개입을 확인해 막아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투명한 인선과정에 맞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 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사추위 부담감은 한층 고조됐다.

앞서 대우건설 사추위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오는 20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과 박 상임고문을 상대로 마지막 면접을 거친 뒤 후보를 압축하고 당일 최종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최근 사추위 회의에선 고성이 오가고 회의 참석자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과제평가 등 서류로만 평가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 외압 의혹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자 최종 면접 없이 하루라도 빨리 선정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업계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의식해 신임 사장 인선을 외부출신으로 고집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책은행의 부실한 자회사 관리와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오르면서 산업은행이 부담을 느껴 일단 외부출신을 선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

박 상임고문은 해외 플랜트 경험은 전무하지만 주택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산업은행이 해외보다 주택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과 주가 회복을 이끌 적임자로 박 상임고문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의 경우 매출의 70%가 해외사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박 상임고문이 적임자일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 이유도 이 대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해외사업 경험이 없어 사업 이해도가 떨어지고 대규모 기업 운영 능력 또한 입증되지 않아 회사를 이끌 역량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우건설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9일에도 낙하산 인사 반대를 위한 장외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
대우건설 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핸 본점 앞에서 ‘대우건설 낙하산 사장 인선 저지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격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뉴스1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