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이다. 만세운동을 생각하면 우리 민족의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DNA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꽃놀이가 시작되기 전에 한번쯤 둘러볼 만한 곳.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역사의 교훈이 있고 독도체험관에는 아직 남겨진 숙제가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형무소가 ‘역사관’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독립투사 때문이다. 1919년 3월1일 시작된 만세운동은 단기간에 결과를 낼 수 없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불의 앞에 항거했다. 고통을 인내하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들의 흔적이 바로 이곳,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있다.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경성감옥으로 개소했다. 이후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로 이름을 바꿨다가 1945년 광복 후 ‘서울형무소’가 됐다. 역사관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서울형무소 이전, 즉 ‘서대문형무소’까지의 이야기다. 관람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이트에는 1시간~1시간30분으로 돼있지만 이것은 빠르게 훑어보는 해설 프로그램일 때 가능한 일이고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이다.

우선 전시관에서 역사적 배경과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는 게 좋다. 1층은 형무소의 역사에 대해 전시했고, 2층은 일제의 탄압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저항을 생생히 기록했다. 3.1운동 당시 태극기를 찍어내던 목각판, 수감자 기록 등을 살펴보다가 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표를 전시한 방에 들어가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전시관 지하부터는 현장감 있는 관람이 시작된다. 임시구금실로 시작되니 수감 절차대로 둘러 보는 셈이다. 임시구금실과 이어지는 건 고문방이다. 고문하는 소리가 임시구금실에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고문은 물고문, 인두고문, 주리틀기 같이 TV나 영화에서 봤던 것부터 손톱고문, 벽관, 비행기 태우기, 못이 박힌 나무상자 안에 넣고 흔들기 등 도구만 봐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들이다.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방도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이어지는 곳은 중앙사다. 1923년 세워져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들이 실제 수감됐던 곳이다. 제 10, 11, 12 옥사를 끝이 한곳에 모이도록 부채꼴모양으로 배치했고, 그 꼭지점이 되는 곳에 간수의 자리가 있다. 최소 인원으로 효율적 감시를 하기 위한 배치다. 이 중 독방은 가장 악명이 높았다. 1평이 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전기는 물론 변기도 빛도 없는 작은 토굴 같은 곳이다. 고문으로 망가진 몸을 버리듯 가둬 놓았으니 그들의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어땠을 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이 어렵다.


독립운동가들은 감방 안에서도 철저한 감시를 받았다. 그래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타벽통보법’이라는 암호를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김정련 선생의 일화가 있다. 선생은 1929년 망우리 우편수송차 습격의거로 투옥됐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암호법을 가르쳤다. 어느 날 이 사실이 발각될 뻔 했는데 선생은 기지를 발휘해 미친 척 소란을 피워 위기를 면했다고 한다.

수감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역에 시달렸다. 노동도 종류가 다양해 옷감, 의복 만들기, 채석장, 벽돌 만들기 등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벽돌은 당연히 서대문형무소의 건물과 바닥, 담장을 짓는 데도 사용됐다. 지금도 바닥에는 당시 새긴 경성형무소의 ‘京’(경)자가 선명히 남아 있다.


식사는 독방수감자, 징벌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루 세끼 모두 공장에서 먹었다. 노역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콩, 좁쌀, 현미를 섞은 밥에는 흙과 돌이 섞여 있는데 그나마 10등급으로 차등을 뒀다. 죽 180g외 밥 200g에서 400g까지 9등급으로 밥을 찍어주는 틀의 깊이가 등급별로 달랐다. 틀이 일본 말로 ‘가다’여서 이를 ‘가다밥’이라 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수감자들은 공장에서 쓰는 아교를 몰래 구워 먹다가 들켜 벌을 받기도 했다.

옥사에서 나와 형무소 뒤편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사형장이 있다. 고깃국을 먹이고 면회하러 가다가 방향을 반대로 꺾으면 사형이었다는 기록이 바로 이곳을 말하는 것이다. 사형장 앞에는 일명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다. 담장 안에 있는 미루나무는 고사했지만 이 나무는 아직 살아서 형장의 이슬이 된 독립투사들을 기억하고 있다. 사형장 뒷문으로 나오면 돌벽을 뚫은 듯한 굴과 철제문이 있는데 이것이 ‘시구문’이다. 일제는 독립운동가를 사형시킨 후 이를 은폐하려고 몰래 시신을 빼돌려 암매장했다고 한다. 바로 이곳이 그 비밀통로다.

중앙사와 사형장 사이에는 축대를 타고 올라가는 건물이 하나 있다. 한센병사다. 당시에는 ‘문둥이병’이라 부르던 것으로 치료 방법이 없었다. 특히 손톱 고문을 받고 나면 한센병이 자주 발병했다고 한다. 한센병에 걸리면 한센병사로 옮겨졌고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다. 병동에 따로 수감한 것은 간호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한 최소한의 조치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같은 맥락에서 격벽장도 있다. 부채꼴 모양의 땅에 벽이 부챗살처럼 세워졌다. 수감자들을 운동시키던 곳으로, 서로 대화를 못하게 하려고 벽을 만들어 이 사이를 걸어다니게 했다. 영양 공급은커녕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수감자들은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모진 고문까지 당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들이 수감자에게 운동을 시킨 것은 전염병 감염을 막고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결코 그들의 건강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한쪽의 조그만 옥사는 여옥사다. 1979년 철거된 것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에 수감됐던 유관순 열사를 비롯, 동덕여고생 이효정과 박진홍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박진홍은 임신한 상태로 수감됐고, 출산한 아기는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한다. 1990년 발굴된 지하감옥도 볼 수 있다. 일설에는 이 지하공간에 유관순 열사가 감금됐다고 한다.

잠시 추모비 앞에 서본다. 민족의 혼을 담은 그릇 모양이다. 여기엔 애국지사 165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고 바닥은 그들이 노역에 시달리며 찍어낸 붉은 벽돌이다. 생각보다 작고 소박하다. 이름도 빛도 없이 만세를 외치다 사라져 간 어른들이 여기 새겨진 이름보다 몇배 많을 것이다. 그들은 독립을 위해 싸웠지만 광복 후 호의호식했던 이들은 따로 있었다. 우린 여전히 그분들에게 빚을 졌다. 그분들에게 채무를 갚기 위해서라도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겠다. 우리나라는 지금껏 그래왔다. 이름 없는 국민 하나하나가 나라를 발전시켜왔다.


중앙사 2층.

◆독도체험관

‘독도는 2개의 주 섬과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이다.’
‘독도가 처음 역사에 등장한 것은 삼국사기다.’
‘독도와 관련된 인물로는 안용복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다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한두개만 알거나 아예 모른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독도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 막연히 일본과의 영토문제만 떠오를 뿐 독도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이고 이곳에 어떤 신비한 생태계가 펼쳐져 있는지,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잘 알지 못한다. 독도를 조금 더 알게 되면 어떤 마음이 생길까. 독도에 한번 가볼까.

서울에 독도가 있다. 차 타고 배 타고 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우리 섬 독도를 볼 수 있는 곳이 서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독도체험관’은 독도의 모습과 역사, 우리 국토로서의 의미, 자연환경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됐다.

독도체험관은 두개의 전시관과 4D영상관으로 구성됐다. ‘역사, 미래관’은 전시물과 특수영상으로 1500년 독도의 역사를 소개한다. ‘자연관’에서는 독도의 지리, 지질, 기후, 해양, 생태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한쪽 벽에서는 독도의 현재 날씨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독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축소모형이 전시돼 다양한 각도에서 독도를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영상관 체험이다. 독도의 자연을 하늘과 물속을 오가며 살펴보는데 마치 비행기와 잠수함을 타고 다니는 것처럼 생생하다. 의자의 움직임이 꽤 다이내믹해 놀이기구만큼이나 심장이 뛴다. 관람을 다 마친 후 자신의 얼굴을 담은 ‘독도신문’을 출력해 가져가면 좋은 기념품이 된다.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독도체험관’에 가보자. 좋은 체험이 될 뿐 아니라 막연했던 독도 사랑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독도체험관.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울 3호선 독립문역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검색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통일로 251
독도체험관: 검색어 ‘독도체험관’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통일로 81 임광빌딩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문의: 02—360-8590
http://www.sscmc.or.kr/newhistory/index_culture.asp
관람시간: (3월~10월) 오전 9시30분 ~ 오후 6시 / (11월~2월)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
관람료: 일반 3000원 / 청소년·군인 1500원 / 어린이 1000원

독도체험관
문의: 02-2012-6100
http://www.dokdomuseumseoul.com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설명(예약):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
4D 영상 관람 시간: 9시30분부터 17회 상영(현장 운영시간표 참고)
입장요금: 무료

음식
영천시장: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근처에 영천시장이 있다. 최근 이곳의 떡볶이가 방송에 소개되면서 찾는 여행자들이 많다. 입구에 있는 꽈배기집도 방송에 나온 달인 집이니 시장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맛집을 고르면 되겠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57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