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차분히 일상을 이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열리기 직전인 10일 오전 10시40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상인들은 평소처럼 손님을 대했다.


골목 곳곳에는 라디오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상점엔 TV가 없다. 상인들은 라디오를 크게 틀었고 귀를 집중시켰다. 핸드폰으로 뉴스 생중계방송을 보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시장을 지나는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10일 오전 박근혜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휴대폰 생중계방송으로 보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

심판결과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상인 A씨는 “뻔한거 아니에요? 기자님이 생각하는 거랑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씨의 탄핵심판이 시작된 오전 11시. 시장의 모습은 다를 바 없었지만 상인과 시민들은 개개인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생방송 뉴스에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상점에서 나오는 라디오방송 소리도 더 커졌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1시22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대통령 박근혜 파면’을 결정하는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멀리서 누군가 손뼉을 4번 쳤다. 상인 B씨는 C씨에게 “내가 뭐라고 했냐. 만장일치일 거라고 하지 않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환호하거나 탄식하는 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민들은 박근혜씨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이 난 이후에도 각자가 보고나 듣고 있는 뉴스방송에 계속 집중했다. 시민 조모씨(여·49)는 “탄핵이 인용되면서 아이를 둔 엄마 입장에서 덜 부끄럽다. 법 앞에선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말했다.

60대 남성이라고 밝힌 또 다른 시민은 “대통령이 탄핵돼 안타깝다. 재판관 8명이 모두 탄핵에 찬성할 줄은 몰랐다”면서도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하루빨리 통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