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에코. /사진제공=아마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Echo)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014년의 일이다. 초반엔 기기의 유용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업계의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쟁쟁한 해외기업은 물론 SK텔레콤, KT,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을 대표하는 ICT기업들까지 에코의 대항마를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다. 이에 이 분야의 선두주자 아마존은 ‘에코 쇼’ ‘에코 룩’ 등 에코의 진화형을 잇따라 내놓으며 추격자들과의 간격을 더 벌리고 있다.
◆터치스크린 달린 ‘에코 쇼’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발표된 ‘에코 쇼’(Echo Show)는 가장 주목받는 2세대 에코다. 이전 모델이 단순한 원통 모양의 스피커였다면 에코 쇼는 오래된 TV를 연상케하는 외형이다. 태블릿과 스피커가 합쳐진 새로운 기기로 본체 전면 윗부분에는 7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됐고 아래쪽에는 스테레오 스피커 그릴이, 상단에는 전원 및 볼륨 조절을 위한 버튼 3개가 배치됐다.
7인치 화면을 통해 현재 재생 중인 음악의 정보를 보여주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재생하고 날씨를 확인할 수 있다. 스크린 상단의 500만화소 카메라를 통해 화상통화를 지원하며 음성통화나 문자 전송 기능도 당연히 제공한다. 조명기기나 CCTV 등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기기도 제어가 가능하다. 아마존 뮤직, 스포티파이, 판도라, 유튜브, CNN 등 다양한 앱이 스킬(Skills)이라는 명칭으로 기본 지원되며 추가도 할 수 있다.
7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에코 쇼. /사진제공=아마존 이전 에코와 마찬가지로 타이머·알람 기능과 할 일 목록 및 쇼핑 목록 기능을 갖췄는데 특히 쇼핑 목록 기능이 유용하다. 이 기능을 실행한 상태에서 특정 상품명을 말하는 것만으로 아마존에서 물건을 주문, 배달받을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이 ‘알렉사’(Alexa)라는 음성인식 AI를 통해 이뤄진다. 사용자는 알렉사를 호출하고 각 기능의 실행을 음성으로 명령하면 된다. 물론 터치스크린을 통해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흰색과 검은색 2가지 색상으로 다음달 28일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230달러다.
◆패션 조언해주는 전신 거울 ‘에코 룩’
지난달 28일 발표된 ‘에코 룩’(Echo Look)은 기존 에코에 카메라를 추가한 모델이다.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로 이뤄진 에코 룩의 디자인은 영화 <월·E>에 등장했던 세련된 여성형 로봇 ‘이브’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에코 룩의 주된 용도가 스마트한 ‘전신 거울’이라 여성층이 주요 타깃이다.
전면 하단에 핸즈프리 카메라가 탑재됐는데 렌즈 주변에 4개의 강력한 LED 조명이 배치돼 어두운 방안에서도 “알렉사, 사진 찍어줘” “알렉사, 동영상 찍어줘” 등 간단한 음성 명령을 통해 사용자를 촬영해준다.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은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 룩. /사진제공=아마존 강력한 LED 조명과 심도 감지가 가능한 카메라는 자동으로 배경을 흐리게 하는 기능을 제공해 좁은 옷방에서도 전신 거울이 설치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기록한 ‘룩북’(LookBook)을 만들고 지인과 공유할 수 있으며 심지어 패션 조언을 해주는 ‘스타일 체크’ 기능까지 제공된다. 이는 머신러닝 알고리듬과 패션 전문가의 조언의 결합으로 구현된 기능이다.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된다면 2종의 사진을 촬영해 보자. AI가 어울리는 색상과 스타일링, 트렌드 등을 감안해 최선의 코디를 해준다.
팔을 길게 내뻗거나 셀카봉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명령 만으로 자연스러운 셀피 촬영이 가능한 것도 여성층에 어필하기 쉬운 강점이다. 가격은 200달러.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자들
지난 2년간 500~8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에코의 왕좌 찬탈을 노리는 경쟁자는 많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단연 ‘구글 홈’이다.
구글 홈. /사진제공=구글 17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7’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구글 홈을 공개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가 담겨져 에코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인 구글의 검색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업데이트된 구글 홈은 전화통화 기능과 스포티파이, 디저, 사운드클라우드 등 음악스트리밍 기능이 대거 강화될 예정이다. 특히 연내에 한국어를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혀 국내 소비자들을 들뜨게 했다. 아마존 에코는 아직 영어만 지원된다. 가격은 125달러로 책정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하만 카돈이 만든 인보크. /사진제공=하만 카돈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9일 오디오브랜드 하만 카돈과 협력해 자사의 음성비서 ‘코타나’를 탑재한 AI 스피커 ‘인보크’(invoke)를 공개했다. 스카이프를 이용한 통화, 그루브 등 음악서비스와 코타나를 통한 일정관리 등 에코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인보크는 올 가을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의 AI ‘시리’가 담긴 코드네임 ‘B238’도 주목받는 경쟁자다. 무려 18개국어를 지원한다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외신에 따르면 애플 직원들이 현재 이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가정에서 테스트 중이며 빠르면 오는 6월5일 ‘WWDC 2017’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