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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와 청소용역업체 A사. 지난 10여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가 6억원대 소송을 놓고 맞붙었다. 명절 때마다 되풀이된 상품권 강매는 물론 청소원 인건비, 청소약품 구매 강요 등 홈플러스가 수년간 갑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게 A사의 주장. 반면 홈플러스는 과거 불법 관행을 모두 척결했고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새정부 출범 이후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머니S>가 홈플러스와 A사가 얽힌 쟁점을 집중 조명하고 상생해법을 모색하는 ‘홈플러스 갑질 민낯’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상품권 강매 논란
② 부당이득 챙기기-청소약품, 왁스 횟수 등
③ 재계약 빌미 '을 부려먹기' - 포장용 폐박스, 화물차 사용료 등
④ 미화원 사망사고 ‘책임공방’
⑤ 한우고기 절취사건 진실은?
⑥ 진짜 ‘상생’이란 무엇인가
2013년 2월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홈플러스 매장에 있는 무빙워크에 청소 용역업체 A사 직원의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빙워크와 벽 사이의 오물을 줍기 위해 핸드레일 밖으로 몸을 수그린 것이 화근이었다. 핸드레일이 움직이면서 A씨의 목이 벽에 걸린 대형 광고판과 무빙워크 사이 비좁은 틈에 끼었고, A씨는 병원으로 긴급하게 이송됐지만 사건발생 4일 후 유명을 달리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저산소성 뇌증에 의한 심정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마트 측이 당연히 설치했어야 할 안전장치(무빙워크 안전 삼각보호대)가 사고발생 지점에 마련되지 않은 데 있었다.
◆ 수습엔 뒷짐, 합의서엔 이름 끼워넣기
A사 대표는 “당시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해당 직원을 긴급 이송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측이 제일 먼저 한 것은 사고발생 지점에 있는 문제의 간판을 떼는 일이었다”며 “안전 구조물만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면 안타까운 사망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본사도 사고 발생 직후 ‘중대재해 원인조사’ 내부 점검을 벌여 관리부실 사실을 확인했지만 보상책임은 A사가 전적으로 떠안았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전적으로 용역업체가 책임진다는 을에게 불리한 계약조건 탓이다.
A사 측은 ▲매장의 안전관리가 미흡했던 점 ▲무빙워크의 관리주체가 용역업체가 아닌 점 ▲사고발생 시간이 근무시간 1시간 전에 이뤄진 점 등을 들어 홈플러스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A사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설치한 간판 구조물과 무빙워크로 인한 사고이고 우리와 계약된 근무시간(오후7시~)이 아님에도 용역업체라는 이유로 100% 책임을 졌다”며 “홈플러스 측이 한 일은 이후 매장에 안전 삼각보호대를 설치하고 무빙워크 벽면 부착 간판 두께를 1.5㎝ 이내로 바꿔 단 것 뿐”이라고 말했다. A사는 이후 1억1000만원에 이르는 유족 합의금과 형사처벌 과태료, 병원비, 장례식장 비용 등을 모두 부담했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는 A사와 계약을 맺었고 용역업체 직원들은 A사와 계약을 맺었으므로 A사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일반 고객이 쇼핑을 하다 일어난 사고였다면 본사가 처리하지만 용역업체 직원이므로 매장에서 난 사고지만 A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A사와 유가족과의 합의서 내용에 자사의 이름을 끼워넣었다. 홈플러스가 A사에 제시한 합의서 첨부 문구에는 ▲갑(유족측 대표자), 을(A사, 홈플러스 주식회사)은 수원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갑은 을에게 본 사고와 관련해 일체의 이의제기 및 민·형사·행정상의 책임을 제기하지 않는다 ▲본 합의서 내용을 외부에 발설 또는 누설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모든 책임은 누설자가 부담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A사 대표는 “사고와 관련해 언론보도가 나가지 않을 것, 유족 측에서 집회를 하지 않을 것 등 사고수습을 우리에게 전적으로 미루면서 진행사항 보고는 계속해서 받았다”며 “수습과 보상 과정에서 어떤 도움도 주지 않던 홈플러스가 나중에 요구한 것은 자기네 상호를 합의서에 넣어달라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불합리한 요구라고 생각했지만 홈플러스가 주요 거래처였던 터라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A사 측 주장이다.
◆ 2년 전 사고 들춰 계약해지… 책임은 누가?
하지만 사고발생 2년 뒤인 2015년 2월 A사는 홈플러스로부터 2013년 미화원 사망사고의 사유를 들어 용역계약을 전부 해지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A사 관계자는 “당시 사고 수습과 관련해 책임을 다했는데 2년이 지나 징계로 답하는 것이 협력업체와의 상생이냐”며 “홈플러스와의 계약기간 동안 불합리한 일을 많이 겪은 만큼 이제는 홈플러스도 당시 미화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제 와서 홈플러스의 책임이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다”며 “A사가 지금처럼 문제를 제기할 거였다면 당시 합의 과정에서 홈플러스도 얼마를 내야 한다는 구상권 청구를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계약해지 역시 미화원 사망사고 외에도 각종 불미스러운 사고가 종합된 것”이라며 “2015년 해지 통보 후 1년 계약을 추가로 연장해 주는 등 A사 측에 할 수 있는 배려는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몇개월 단위로 고용관계가 바뀌는 파리목숨과 같은 을의 입장에서 부당한 사안에 대해 반박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용역업체가 갑과의 계약관계에서 불공정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입장을 낼 수 있는 보호장치가 전무한 것이 현실”라며 “계약 포기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을이 목소리를 높여 갑에 대항할 재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호에 계속> (연재기사 다시 보기 ① 상품권 강매 논란, ② 부당이득 챙기기, ③ 재계약 빌미 '을 부려먹기')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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