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 항공기 앞에서 류광희 대표와 캐빈승무원. /사진=에어서울 제공

“신분증 주세요. 격납고 들어가려면 필요합니다.”

에어서울 직원들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보안구역인 인천공항 주기장 내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정비고)에 가까워지면서 통관절차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항공사 직원들도 쉽게 드나들지 못하는 보안구역. 이날 에어서울은 특별히 이곳에 미디어를 초청해 기내에서 회사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광화문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는 간식으로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동승한 승무원에 따르면 일본행 비행기에서 주는 기내식과 같다고 한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에어서울만의 서비스를 체험하도록 마련한 것.

격납고에 도착하자 민트색 글씨가 래핑된 에어서울의 A321 항공기가 보인다. 주변엔 아시아나항공 소속의 초대형항공기 A380과 몇대의 중소형기가 세워져 있었고 정비 중인 A320 기종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류광희 에어서울 사장이 밝힌 추진과제는 3가지.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과 함께 강력한 3자동맹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는 것과 신규기재를 투입해 신규노선에 취항하는 것. 그리고 차별화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단계별 계획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빠른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에어서울 신규노선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박찬규 기자

⓵ 아시아나 3사동맹

류 사장이 언급한 그룹 3사동맹이 뭘까.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투자한 회사며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부산시가 출자한 회사다.

따라서 서울에서 출발하는 중단거리 노선은 에어서울이, 부산 발 중단거리 노선은 에어부산이 맡고 형님격인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영역을 담당하는 게 그가 말한 밑그림이다. 3사가 협업함으로써 일종의 항공동맹(얼라이언스)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에어서울은 에어부산과도 코드셰어로 노선을 늘린다.


3사간 협업은 영업 외에 안전, 정비, 운항도 포함된다. 이처럼 포괄적인 협업을 구상한 건 치열해진 항공시장 경쟁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특히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주로 취항하는 동아시아노선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는 물론 해외LCC의 파상공세가 쏟아지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항공업계에서도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주목한다.

이런 시장에서 FSC(풀서비스캐리어, 대형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LCC와 경쟁하는 건 비효율적이고 경영효율화를 막는 요소라 판단, LCC 자회사를 앞세우고 뒤에서 힘을 실어주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아시아나의 적자노선을 물려받은 에어서울은 저비용구조와 경영합리화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류 사장은 “항공사업은 초기에 큰 투자가 필요하기에 적자를 피하기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항공기가 늘어나는 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서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올해 매출목표는 1300억원이며 내년에 보유항공기가 7대가 되면 흑자전환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좌석마다 개별 모니터와 USB포트, 전원 콘센트가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⓶ 신규노선과 신규기재

안정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하며 새로운 노선에도 취항한다. 신규노선은 항공승무원들이 더 반가워했다. 에어서울이 운항을 시작한지 이제 8개월. 신규항공사여서 취항지역과 노선이 제한적이었는데 이번에 추가되는 신규노선으로 활기를 띤 모습이다. 게다가 신입승무원도 70명을 채용하며 항공사다운 면모를 조금씩 갖춰가는 중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승무원은 “회사가 아직은 노선이 많지 않아 늘 가던 곳을 또 가야했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노선이 추가되면서 모두들 들뜬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규노선은 오는 9월12일에 오사카와 괌, 10월31일에는 나리타와 홍콩 노선이다. 지난해 10월 일본 다카마쓰를 시작으로 국제선에 첫 취항했고 현재 항공기 3대로 일본 8개 노선(다카마쓰, 시즈오카, 나가사키, 요나고, 히로시마, 도야마, 우베, 구마모토)과 동남아 3개 노선(마카오, 씨엠립, 코타키나발루)을 운항 중이다.

내년 초에는 필리핀에 취항, 중국 산둥지역을 발판으로 중국노선을 적극 개발하고 베트남, 대만, 태국 등 항공수요가 많은 노선도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서울의 상징색은 '민트'. /사진=박찬규 기자

에어서울의 컴퍼니 컬러는 젊음을 상징하는 ‘민트’다. 비행기 내외부에서 만날 수 있는데 젊고 신선한 감각으로 다른 항공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항공승무원들의 유니폼은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날 류 사장도 항공승무원과 같은 디자인의 니트를 입었다.

회사의 상징처럼 항공기 기령도 젊다. 이날 탑승한 A321의 기령은 3년.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에서 쓰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덕분에 좌석 간격이 경쟁 LCC보다 넓다. 좌석마다 USB포트가 설치돼 스마트기기를 충전하기 쉽고, 개별 모니터가 설치돼 맞춤형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좌석 오른쪽 하단엔 110볼트 멀티콘센트가 있어서 노트북을 비롯한 여러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항공안전관련 안내영상도 젊은 감각을 드러냈다. 웹툰 오렌지마말레이드 주인공들이 등장, 이해하기 쉽게 안내했다.

류 사장은 “앞으로 매년 2대씩 신규기재를 도입해 5년 뒤엔 15대를 운항할 계획”이라며 “내년 흑자를 기록하면 LCC 중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 중인 류광희 에어서울 사장. /사진=박찬규 기자

⓷ 차별화로 현지 신규수요 창출

“일본과 동남아시아만 해도 자유화된 시장이에요. 일본은 나리타 빼면 자유화됐고 동남아는 대만 송산을 제외하면 자유, 그렇기에 중단거리는 경쟁이 심해졌다고 봅니다. 우리가 취항하는 노선, 3사동맹을 통해 현지 관광객을 끌어오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셈이죠.”

류 사장의 마지막 계획은 신규노선의 현지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다. 아시아지역 항공시장은 경쟁이 심하지만 오픈스카이 정책으로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이는 FSC급의 신규기재를 보유한 것과 그룹사의 노선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 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우리는 경쟁사보다 8년 늦게 취항했는데 당시 필요했던 부분이 지금은 필요 없어진 것도 많다”면서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고 충분히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훨훨 날아오르려면

마지막으로 류 사장은 우리나라 항공업계를 향해 뼈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항공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 아울러 인프라 확보도 선결과제로 꼽았다.

그는 “새로운 항공사가 생기는 건 수요 측면보다 전문인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조종사와 정비사를 확보하는 건 항공사 운영과 큰 관련이 있고 국가적으로도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공항들이 포화상태여서 국내 항공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류 사장은 “에어서울의 3대 특장점이 중거리 및 상용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며 “일본 소도시 노선의 수요 발굴에도 힘쓰는 등 블루오션을 개발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