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국내에 들여온 글로벌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브랜드 ‘부츠’와 국내 H&B의 절대강자인 CJ그룹 ‘올리브영’이 명동 한복판에서 대결을 펼친다. 신세계는 부츠의 영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내·외국인을 아우르는 명동의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명동의 터줏대감 올리브영은 국내 우수 중소기업브랜드를 발굴·육성해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 여행객을 붙잡고 있다. 막강한 두 유통기업이 K뷰티의 핵심거점 명동에서 맞붙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부츠, 영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



해외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중심가에 최근 신세계 부츠 명동점이 오픈했다. 부츠 명동점은 총 1284㎡ 규모로 조성됐으며 4개층을 갖췄다. 신세계가 지금까지 선보인 4개 매장(스타필드 하남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고속버스터미널점, 명동점) 중 가장 큰 규모다.


명동 중심가에 오픈한 신세계 부츠 명동점. /사진=박효선 기자



부츠는 명동 신한금융센터빌딩 1층부터 4층을 사용한다. 1층은 색조화장품 브랜드로 꾸몄는데 맥(MAC), 슈에무라, 베네피트, 어반디케이 등 해외 색조브랜드를 비롯한 향수 제품이 나열됐다.

2층은 헤어·바디케어 매장으로 아베다, 르네휘테르 등의 브랜드와 각종 미용도구가 진열됐다. 남성 전용코너도 마련했다. 남성 전문 스킨케어브랜드 랩 시리즈, 비오템 옴므, 클라란스 옴므 등이 들어와 있다.

3층에 올라서면 부츠 자체브랜드인 넘버7 매장이 눈에 띈다. 넘버7은 안티에이징과 스킨케어에 특화된 영국 1위 뷰티브랜드로 부츠 개점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부츠를 통해 정식 수입되기 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구매할 정도로 인기를 끈 브랜드다. 넘버7 매장 뒤에서도 부츠 PL인 솝앤글로리와 보타닉스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왼쪽 한켠에는 약국이 들어섰다. 부츠 약국은 약사가 직접 운영하며 감기, 피부 건강, 피로회복 등의 약품을 취급한다. 조제실도 갖춰 병원 처방전을 가지고 가면 약을 조제해준다. 숍인숍 형태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약국이 없는 올리브영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건강기능식품과 의약외품은 약국 주변에서 판매한다.

부츠 명동점 3층에 입점한 약국. /사진=박효선 기자


식품 코너에는 신세계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제품이 나열돼 있다. 맘앤키즈존에서는 ‘강남분유’라 불리는 독일산 조제분유 압타밀을 발견할 수 있다. 압타밀은 국내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 등을 통해 인기를 끈 제품이다.

4층은 아직 개장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이달 말까지 부츠 명동점 4층을 한류 연예인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K팝 스튜디오’와 고객 휴식공간 ‘카페’로 단장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번 명동점 오픈을 기점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스토어와 모바일스토어도 준비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기존 H&B시장과 차별화를 두기보다는 영국 부츠의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신개념 프리미엄 H&B스토어로 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국내 우수제품 라인업으로 맞불

부츠 명동점에서 불과 50m도 되지 않는 곳에는 명동의 터줏대감 올리브영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조1270억원을 거둔 국내 H&B스토어시장 1위 업체다.

올리브영 명동본점. /사진=박효선 기자


올리브영 명동본점 1층에는 뷰티트렌드가 총집결했다. 국내 뷰티 전문 프로그램 <겟잇뷰티>에서 추천한 제품, 모공 관련 제품, 아이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제품 등을 주제별로 모아놓았다.

2층은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몄다. 헤어·바디케어와 미용도구, 건강기능식품 등을 비롯해 남성을 위한 그루밍존, 리빙소품∙음향기기 등을 갖춘 라이프스타일존도 마련했다. 그야말로 올리브영의 정체성인 ‘원스톱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올리브영 명동본점 2층에 위치한 남성 그루밍존. /사진=박효선 기자



제품군 확대와 더불어 올리브영은 가성비 좋은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파는 기존 전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은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화장품 PB제품을 내놓았다. 로레알, SK-II 등 해외 유명 화장품브랜드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메이저 화장품기업이 독식했던 뷰티시장에 생소한 중소브랜드들을 대거 소개하며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끌어냈다. 웨이크메이크(색조), 보타닉힐보(스킨케어) 라운드어라운드(향) 등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난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면서 “매장을 더 늘리기보다는 명동본점을 비롯해 지역·상권에 따라 그에 맞는 제품들을 큐레이션함으로써 고객에게 좀 더 편리하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뷰티업계 일각에선 해외브랜드를 찾는 뷰티 얼리어답터들에겐 부츠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한국형 H&B매장’에 익숙해 부츠가 올리브영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부츠가 국내에 8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올리브영을 대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각자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가 달라 고객의 선호도에 따라 점유율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두 기업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해당 기업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쇼핑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장 운영 방향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00호(2017년 8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