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배매산성.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북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775번지 배매산성이 한성백제 시대의 토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로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하고 있는 배매산성은 봉동읍 둔산리 배매산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이다. 마치 테두리를 돌린 것처럼 7~8부 능선을 돌아가며 성벽을 쌓아 올렸다.


성벽 주변에 있는 건물지의 성격을 규명하는 발굴 조사를 2000년 진행했고, 지난 6월부터는 산성의 축조 시기와 기법 등을 새로 조사하기 위한 발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조사 결과 토사와 쇄석 등을 이용한 삭토 기법, 즉 성곽이 축조될 기반층을 깎아내고 그 위에 다시 흙을 쌓는 식으로 성곽을 축조했다.


성벽의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나무기둥구멍이 나열돼 있는 사실이 발견됐다. 아울러 성 내부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 배연시설 등이 확인됐다.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 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 등 각종 유물도 출토됐다.

이는 기존의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 양상과 거의 일치한다. 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문화재청은 "성벽의 축성 방법도 한성백제 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유사하다"며 "완주 배매산성은 백제 웅진·사비기 이전인 한성도읍기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며,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백제 한성도읍기 토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완주 배매산성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 기법과 축성 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으로 확장됐던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