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진화할수록 현대인들에게 이 ‘길’은 점점 더 복잡한 미로가 됐다. 차고 넘치는 선택과 가능성이 외려 혼란이 된 것이다. 책‘온 트레일스(On trails)는 길이 너무 많은 시대, 더 현명한 길잡이가 되기 위해서는 ‘길의 의미’에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온 트레일스’는 유명 저널리스트였던 로버트 무어가 7년간의 대장정 속에서 깨달은 진정한 길의 본질과 의미를 담았다.
3200km 애팔래치아 트레일 하이킹부터 아이슬란드-모로코까지 다년간 길 위의 방랑자로 살았던 저자의 경험과 통찰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수억 년 전 생명체가 남긴 길부터 곤충∙동물의 길, 고속도로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길이 갖는 의미를 과학, 역사,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맥락에서 심도 있게 풀어냈다.
저자가 생흔학자, 사냥꾼, 스루하이커 등 많은 전문가와 함께 생명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얻은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페로몬을 통해 먹거리 통로를 만드는 개미부터 대를 거듭한 코끼리의 이동 경로, 실크로드까지 모든 길은 ‘안전성’에 대한 욕망의 발현이자 목표와 목표를 가장 손쉽게 잇기 위한 소통과 지혜의 산물이었던 것. 즉, 길은 복잡성 속에서 단순함과 질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인 셈이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공감하면서도 삶의 의미와 가치를 천천히 음미하며 걸을 때 우리 발 밑에 놓인 길의 지혜를 읽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