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막을 올린 국제게임박람회 지스타 2017을 찾은 관람객들이 행사장 내부를 둘러 보고 있다. 개막 첫날 벡스코를 방문한 관람객은 4만111명에 달한다. /사진=임한별 기자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의 개막 첫날인 16일 부산 벡스코를 찾은 관람객은 4만111명을 기록했다.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여파에도 지난해보다 6.9%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황리에 진행 중인 지스타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에서 진도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17일 오전 9시까지 여진이 51회 더 일어났기 때문이다. 행사 당일인 16일만 놓고 봐도 여진은 16차례 더 발생했고 17일에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여진의 규모는 2.0에서 3.6으로 비교적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상황에서 지스타를 강행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는지 의문이다.


지스타조직위원회 측은 “벡스코 안전관리시설 담당자와 함께 부스 등을 돌면서 위험 상황이 있는지 체크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며 행사 안전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조직위 측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이후 안전 매뉴얼 안에 지진 발생 시 대응요령 항목을 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위는 “벡스코는 내진 설계 등급기준에 의해 1등급에 속한다”며 “진도 6.0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하지만 지진해일(쓰나미)에 대한 대응책은 어떻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벡스코는 수영만에서 불과 500m 떨어져 있다.


이에 본지가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 지진 및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간혹 눈에 들어왔다.

지스타 2017이 열리는 벡스코의 한 비상구. 각 업체에서 쌓아둔 짐들로 좁아져 있다. 조직위는 사고발생 시 짐을 신속하게 치워 동선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지스타 조직위원회
◆비상구 좁고 리허설 중 안전모 제재 안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관람객들이 대피할 수 있는 비상구 앞은 각 업체들이 쌓아놓은 짐들로 막혀있었다. 이 구간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진행요원이 있었지만 그들은 출입증을 소지했는지 여부만을 감시했다. 이에 조직위 측은 "비상통로는 확보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4만여명의 관람객이 출구를 통해 동시에 빠져나가기엔 좁아보였다.

관람객들이 들고 다니는 배치도에도 비상구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사진=박흥순 기자
관람객이 들고다니는 안내도에도 비상구에 대한 표시가 전혀 없었다. 안내데스크에서 관람객용 지도를 손에 넣어 관찰한 결과 비상출구는 물론 비상상황 시 관련 매뉴얼도 없었다. 단지 행사장 밖에 세워진 1m 높이의 입간판 몇개가 전부였다. 행사장 내부에 대형 비상구 안내 표시판이 있었지만 높이 세워진 부스에 가려져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최종 리허설과 막바지 작업이 있던 지난 15일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내부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문제는 행사가 열리기 전날이자 지진이 발생한 당일인 1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막바지 리허설을 진행하던 전시장 내부에는 안전모를 비롯한 안전장구를 착용한 인원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당시 내부에서는 지게차가 돌아다니고 대형 LED전광판을 비롯해 육중한 기자재들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직위 측은 "행사 시작 전인 15일에는 안전모 착용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행사의 특성상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를 두고 한 참가자는 “행사의 흥행만큼 안전도 중요한 것 아니냐”며 “주최 측이 안전에도 더욱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