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설 연휴가 끝났다. 매년 이맘때면 명절 동안 고생한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그동안 명절증후군은 주부의 문제라고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환자들을 보면 명절증후군이 주부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엄청난 가사 노동량에 시달리는 주부는 물론 과식, 과음, 장거리 운전 등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명절증후군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개선된다. 하지만 때로는 방치하다 명절에 얻은 질환이 악화되기도 한다. 설 연휴가 끝난 지금, 건강을 해쳤을 다양한 요인을 A에서 E까지 알파벳 키워드에 맞춰 소개한다.


◆술·절·요리가 보내는 이상 신호

먼저 알파벳 A는 ‘Alcohol’(술)이다. 명절에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의 명절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명절 분위기를 즐긴다. 술은 가족 간의 화목한 분위기 조성에는 좋지만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다.

특히 과음을 하면 고관절이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과음할 경우 알코올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키면서 혈전이 잘 생기게 되고 이것이 미세 혈관을 막아 관절에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 


명절에 알코올과 육류 등을 많이 섭취한 이후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통풍’을 의심해 봐야 한다. 통풍은 육류 등에 다량 포함된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요산’이 사람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악화되면 관절 주변이 솟아오르고 만성통증이 발생한다.

지난 설 연휴 과음했다면 정어리·멸치·간 등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적절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또 과음한 뒤에는 일정 기간 금주해야 한다.


두번째 B는 ‘Bow’(인사, 절)다. 설 연휴에는 세배나 성묘 등으로 절을 하게 되는데 무심코 하다 보면 바르지 못한 자세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바르게 절하는 자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을 때까지 허리를 펴고 있다가 그 다음에 허리를 굽히는 것이다.

또한 평소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절을 하다 보면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한 무릎에 부담이 전달되지 않도록 절을 천천히 하는 게 좋다.


잘못된 자세로 절을 해 요통이 발생했다면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엉덩이 근육의 힘으로 엉덩이를 들어 올려 6~10초간 유지하는 등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으며 허리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통증을 극복할 수 있다.

절을 한 후 무릎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아픈 부위에 온찜질을 해주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무릎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연골판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세번째 C는 ‘Cooking’(요리)이다. 주부들은 제사 음식을 만들고 나르다 보니 관절 통증을 겪기 쉽다. 실제 힘찬병원이 30대 이상 주부 504명을 대상으로 ‘명절 전·후 관절 통증’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절 전에는 관절 통증 정도가 비교적 약하다고 답한 주부가 약 78.2%였지만 명절 후 통증의 정도가 심해진다고 답한 주부가 70.9%를 기록했다.


주부들이 통증을 많이 느끼는 부위 중 하나는 손목이다.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인대가 손에서 팔로 이어지는 수근관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설에 무리한 가사로 손목에 무리가 가면 수근관이 좁아지는데 이때 내부 압력이 증가한다. 내부 압력이 정중 신경을 누르면서 손바닥, 손가락 등에 통증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명절 이후 손목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손 사용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평소 음식이 담긴 그릇을 나를 때 손바닥을 아래로 한채 손목을 꺾어 접시의 양 옆을 잡는 자세보다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한 뒤 접시의 바닥을 받치는 자세가 손목에 무리를 덜 가게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신경이 손상되면서 만성화되거나 심하면 마비가 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조기에 치료하길 권한다.

◆명절증후군 극복 노하우

네번째 D는 ‘Driving’(운전)이다. 나흘밖에 되지 않았던 이번 설 연휴는 짧은 기간으로 인해 귀성·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교통체증으로 고생한 사람이 많았다. 운전하며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허리가 구부정해지기 쉬운데 이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에 과도한 무게가 전달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무의식적으로 목을 앞으로 내밀고 운전하는 거북 목 자세가 유지되다 보면 목통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바로 출근해 또 한자리에 장시간 앉아 업무를 보는 사람도 많은데 이럴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와 목통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

명절 이후 허리와 목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틈틈이 허리 및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풀어주듯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 E는 ‘Eat’(먹다)다. 명절 음식이 대부분 전이나 튀김 등 고열량이기 때문에 과식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빨리 먹을 경우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화불량은 신체 활동보다 지방과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때 나타날 수 있으며 명치가 막힌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을 보인다.

명절 후 소화불량 등으로 여전히 속이 더부룩하다면 우선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꾸준히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9호(2018년 2월28일~3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