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균열vs개발호재 '동상이몽'
몸값 최소 2조6000억원대 추정… 철수설에 인근 상권 침울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경. /사진=김창성 기자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 일대에 어둠이 깃든다. 제너럴모터스(GM)가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못박은 상황에서 같은 결정이 부평공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부평공장이 폐쇄되면 공장 종사자들이 주요 수요층인 인근 상권은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부동산업계에서는 섣부르지만 군침을 흘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조6000억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부평공장 부지가 아파트나 각종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될 경우 뛰어난 가치상승을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 한국지엠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부평공장 일대 시장 분위기는 이처럼 판이하다.


◆상권- 직격탄 맞을까 노심초사

“우리한테도 그런 일(군산공장 폐쇄)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요.” 상인 A씨
“근처에 아파트단지가 많지만 부평공장 직원들도 있어야 우리가 살죠.” 상인 B씨
“공장 근처 상권뿐만 아니라 더 번화한 부평역 일대도 타격을 입지 않을까요.” 상인 C씨


한국지엠 사태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부평공장 일대 상인들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군산공장 폐쇄 위기를 목격한 상황이라 부평공장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현재 공장은 100% 가동되며 활기를 띠지만 일대 분위기는 살벌하다.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장부지 둘레에는 한국지엠 사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또 공장 정문 앞에는 노동자들이 천막까지 치고 무기한 농성 중이다.


GM에 대한 노동자들의 비판을 목격한 데다 뉴스에서도 연일 한국지엠 사태에 대한 정치권 공방과 정부의 입장 등을 쏟아내자 상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접고용 인력만 1만명이 넘는 부평공장이 폐쇄되면 매출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

또 부평공장이 폐쇄되면 근처에 있는 수십여개에 달하는 협력사와 공장 내 간접고용 인력까지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에 부평공장 일대 상권은 한국지엠 사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상인 D씨는 “공장 주변이 번화가가 아니라 상권이 다양하진 않지만 근로자들이 때 되면 나와서 점심 먹고 술 마시는 게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며 “한국지엠 존폐 여부는 지역상권 생존 여부와도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인 E씨도 같은 입장. 그는 “공장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됐지만 베드 타운이라 매출 의존도가 크진 않다”며 “정부와 여야, 근로자, 한국지엠 의견이 판이해 쉽게 사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인근의 7호선 연장선 공사현장. /사진=김창성 기자

◆탁월한 입지, 미래 가치상승 충분

자칫 부평공장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에 상인들은 시름에 잠겼지만 2조6000억원대로 책정된 천문학적인 몸값이 대변하듯 부지가 매각될 경우 미래가치는 뛰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부평공장 일대가 모두 아파트단지로 조성됐지만 주변에 백화점·대형마트·공원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매각될 경우 다양한 개발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섣부른 추측일 수 있지만 부평공장 부지의 장점이 뚜렷한 만큼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복합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부평공장 일대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부평공장 북측에서 인근 경인고속도로까지는 차로 2분 거리고 나머지 방향에서도 5분 이내 도달이 가능하다. 2.5㎞가량 떨어진 외곽순환도로도 15분 정도면 진입 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부평구청역과 인천지하철 1호선 갈산역 더블역세권에 자리한 점도 강점이다. 게다가 부평공장 부지 남측을 따라 인천 석남동까지 연장되는 7호선 공사가 한창인 만큼 개통 시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춘다.

4200여세대가 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지의 약 두 배에 달하는 1㎞의 부평공장 부지가 모두 평지라는 점도 매력요소로 꼽힌다. 평지에 자리한 만큼 아파트나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면 언덕 입지보다 상대적으로 수요자의 원활한 동선이 보장된다.

인근 F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부평공장 부지는 입지가 탁월하다고 말한다.

그는 “부지가 당장 팔리는 것도 아니고 수년 내에 개발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인천이 서울보다 집값이 싸기 때문에 출퇴근이 편리한 이곳으로 넘어올 수요도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근 거주민은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을 나타냈다. 인근 아파트 주민 G씨는 “새 아파트나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기에는 부평공장만한 입지도 없다”면서도 “다만 그동안 지역 일자리 창출과 세수에 보탬이 된 부평공장이 문을 닫을 경우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손실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