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DB(CJ)

CJ그룹이 올해 자금조달로 숨 가쁜 행보를 보인다. CJ헬스케어 매각,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물적분할 및 투자유치 등으로 올 들어 1조5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다. 현재는 CJ CGV 베트남 법인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신규 설비투자와 M&A에 나서는 가운데 확보한 자금으로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CJ 계열사 자금조달 '러시'

CJ푸드빌의 100% 자회사 투썸플레이스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 세곳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물적분할한 투썸플레이스의 신주발행을 통해 이뤄졌으며 지난달 26일 신주대금납입이 완료됐다. 투자 유치 목적은 투썸플레이스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다.


앞서 지난달 1일 CJ푸드빌은 물적분할과 함께 외국계 투자자에게 투썸플레이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거래를 병행하며 1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투썸플레이스 사업을 키우면서 모기업은 자금을 확보하는 '일석이조' 거래 구조를 구축해둔 셈이다.

다만 신주 발행 주식수를 크게 늘렸다는 점에서 대주주인 CJ푸드빌 지분율은 다소 희석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CJ는 CJ제일제당 자회사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총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손에 거머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CJ CGV는 자회사 ‘CJ CGV 베트남’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IB업계에서 거론되는 CJ CGV 베트남의 예상 시가총액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수년간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무리 없이 연내 상장할 전망이다. 


이재현 CJ 회장. /사진=CJ

이처럼 CJ가 자금조달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큰 틀에서는 최근 수년간 CJ그룹 매출이 목표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성장동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CJ는 4년간 36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 매출 100조원, 2030년에는 3개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1위 달성을 내걸었다. 이를 채우기 위해 계열사 전반에서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최근까지 유입된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CJ 측은 "사업역량 및 신성장 동력 강화와 글로벌 투자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제4이통사 진출설 vs CJ헬로 매각설


업계는 CJ가 확보한 금액을 어디에 쓸지 관심을 보인다. 특히 올 초 LG유플러스가 인수를 검토했던 CJ헬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에 CJ가 전략을 틀어 매각이 아닌 자금 투입으로 CJ헬로 몸집을 키워 제4이동통신사 진출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에서 제4이통사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업계는 올해를 제4이통사 시장 진입 적기로 내다보며 CJ헬로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통신사업은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1년에 10조가 넘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CJ헬로가 제4이통사를 설립하면 결합상품, 빅데이터 확보 등 CJ그룹 계열사와 여러 가지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통신사 설립에 최소 4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없으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업계 및 증권가 일각에선 CJ헬로의 제4이통사 진출설이 몸값을 띄우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역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징후로 보인다"며 "SK텔레콤 입장에선 제4이통사 탄생 가능성을 차단함과 동시에 알뜰폰 사업을 통신사 자회사 위주로 전환하고 유료 방송 역시 통신사 위주로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4이통사 사업은 정부가 신규 사업자에게 상당한 혜택을 준다고 하더라도 흑자 구도로 정착하는데 4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비즈니스"라며 "CJ그룹이 그룹의 명운을 통신 사업에 걸어야한다는 점에서 요금 규제가 심하고 막강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사업에 CJ헬로가 신규 사업자로 진입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