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이 각종 비리 의혹 끝에 가까스로 매각됐지만 매각가의 적정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경영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매각한 이유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사진=머니투데이 ◆사옥 설립 위한 페이퍼컴퍼니 난립
포스코건설은 2010년 사옥 이전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4~5곳을 세웠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위한 NSIC를 포함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테라피앤디, PSIB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이들 SPC의 지분 30~49%를 소유하고 자사 임원 출신을 내보내 의사결정권을 휘둘렀다.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이사회 5명 중 3명은 포스코건설이 직접 임명했다. 포스코건설 임원이었던 임용빈 전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는 2015년 이사회 승인 없이 송도사옥 공사비를 넘긴 혐의로 수사받았다.
이후 포스코건설과 SPC 사이에는 지분과 임대료 문제로 법적공방이 계속됐다. 특히 송도사옥 매각에 대한 뒷얘기가 개운치 않다. 송도사옥 매각 잔금은 SPC와 소송을 진행 중이던 지난해 3월 모두 치렀다. 부영이 인수한 금액은 3000억원. 이는 당초 포스코건설과 페이퍼컴퍼니들이 빌린 차입금보다 600억원 가까이 부족한 액수다.
테라피앤디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공개입찰 때 여러 투자기관이 써낸 인수 희망가격은 부영보다 최대 3000억원가량 높았다. 한화투자증권 5800억원, 도이치자산운용 4950억원, 산은자산운용·코람코자산신탁 4800억원, JR투자운용 4000억원 등 전부 다 부영이 인수한 가격보다 많았다.
또한 한국자산신탁은 전세 입주금으로 3600억원을 써냈고 KT AMC는 PSIB 지분을 33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송도사옥은 공실이 절반이고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헐값 매각이 불가피했더라도 전세입주가보다 600억원이나 적은 가격에 매각한 건 의심가는 대목이다.
심지어 포스코건설은 공개입찰을 취소하고 수의계약으로 부영에 송도사옥을 매각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김경율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회계사)은 “수의계약은 법적으로는 문제없더라도 통상 대기업이 수천억원 규모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는 방식과 비교할 때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2016년 포스코건설에 서면을 통해 관련 의혹을 해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건설사도 사옥 관리를 위해 SPC를 세우지만 정상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회사라면 등기부등본과 재무제표 등을 공개할 수 있는데 포스코건설에 직접 방문해 요청했음에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은 “의무 임대기간과 임대료, 향후 재매입 요구 여부 등을 종합검토한 결과 부영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경유착 의심받는 포스코·부영
포스코건설은 MB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2007년 3조4685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나 정권 말인 2013년 10조1314억원의 매출을 올려 회사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 1일 검찰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를 조사했는데 이 땅은 1995년 포스코건설(당시 포스코개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고(故) 김재정씨로부터 매입한 것이다. 이 땅은 최근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영도 2016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사실이 밝혀졌다. 올 초 부영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중근 회장을 탈세·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교롭게도 부영 역시 송도 부지를 사들여 테마파크사업을 추진하다가 최근 이를 취소하려는 시도가 잇따라 인천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안원구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포스코건설 모그룹인 포스코가 MB정부 때 부실회사를 비싸게 인수하는 등 특징적인 관계를 보였고 부영은 2015~2016년 3조원가량을 써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을 포함한 6개의 빌딩을 매입했는데 상식적인 거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분식회계·탈세 여부 관심 집중
송도사옥 헐값 매각이 문제되는 다른 이유는 포스코건설의 경영난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사옥 매각 당시인 2016년 5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5090억원, 당기순손실 678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3분기에는 영업이익 2268억원, 당기순이익 226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으나 그동안 주식 등 보유자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면서 기업경영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포스코건설의 2016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총계약원가 추정 불확실성 ▲공사진행률 산정 ▲미청구공사 회수 가능성 등이 강조사항으로 적시됐다. 브라질사업과 관련 총계약원가 추정에서 회계처리 오류가 발견돼 분식회계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한 우발부채와 관련 우이-신설 경전철 프로젝트에서 손상차손 148억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NSIC 우발채무는 약 1조원이다.
정도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중앙대 교수)은 “우발채무는 다음 분기에 반영되므로 상장기업일 경우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지만 주로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아 주목받는다. 세무조사는 오는 5월26일까지 진행된다고 포스코건설 측은 밝혔다.